아베-시진핑 '영원한 이웃나라' 강조… "새로운 관계 구축할 시기"

영토문제 등 민감한 의제 피해

中은 美견제, 日은 국내여론용 ‘속셈’

오사카 정상회담 후 악수하는 아베-시진핑/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을 앞둔 27일 정상회담을 열고 상대방 국가와의 우호를 강조하는 발언을 거듭했다.

이날 두 정상은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만찬을 함께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시 주석은 “중국 건국 70주년과 일본이 레이와(令和)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은 올해 중국과 일본은 새로운 시작 지점에 서 있다”며 “아베 총리와 함께 높은 차원의 전략적 리더십을 강화해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중일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 역시 “작년 10월 (나의) 중국 방문 이후 일본과 중국의 관계는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며 “레이와 시대 개막과 중국 건국 70주년인 올해 일중 관계의 신시대를 열고 싶다”고 밝혔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간 영토 분쟁 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문제나 중국의 인권 문제 등 민감한 문제를 제외한 채 우호적인 의제를 갖고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의 우호적인 분위기는 미국과의 무역 담판을 앞두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하려는 시 주석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미국을 겨냥한 듯 아베 총리에게 “이번 G20 회의에서 ‘자유무역과 다국주의를 지키자’는 확실한 메시지를 함께 (국제사회에) 내자”고 말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 역시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는 것이 러시아, 한국, 북한 등과의 외교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자국 내 여론으로부터 점수를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내년 벚꽃이 필 때 시 주석을 국빈으로 일본에 초청해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고, 이에 시 주석은 기본적으로 초청에 응하겠다면서 후속 협상은 실무진에게 맡기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 신문은 “지리적으로 떨어질 수 없는 이웃 국가끼리 관계를 악화하지 말고 협력을 심화하자는 뜻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CCTV도 “양국 정상이 신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중일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금융, 과학기술, 지식재산권, 무역투자, 의료, 환경, 여행, 인적 교류, 안보를 망라한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김경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