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망 25주기인 8일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지난해 집권 후 처음으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소식을 전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김 위원장이 이날 참배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은 자신의 정통성을 부각해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일성 동지 서거 25돌에 즈음하여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이신 절세위인을 사무치게 그리며 추모하는 인민의 충정이 조국강산에 더욱 뜨겁게 차넘치고 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민족 최대의 추모의 날인 7월 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셨다”고 밝혔다.
조선중앙TV 방송을 보면 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에 있는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입상에 경의를 표한 뒤 두 사람의 시신이 안치된 영생홀을 방문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이날 참배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총리,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최고 권력층들이 총출동했다.
올해는 김 주석 사망 25주기로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를 의미하는 북한말) 인 만큼 김 위원장이 직접 참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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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북한이 이번 추모 행사를 통해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경제 강국을 건설하자고 주민들을 독려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유훈을 철저히 관철하여 주체조선의 존엄과 강성번영의 기상을 힘있게 떨치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자력갱생의 위력으로 위대한 수령님들의 존함으로 빛나는 사회주의조선의 눈부신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매체는 “오늘의 경제건설 대진군은 위대한 수령님들의 애국 염원, 강국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성스럽고도 보람찬 투쟁”이라며 “자력갱생, 자급자족의 구호를 높이 들고 다시 한번 세상을 놀래우는 기적적인 신화를 창조하여 전진하고 부흥하는 김일성, 김정일 조선의 위상을 만방에 떨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우리의 전진을 한사코 가로막으려는 적대세력들의 반공화국 책동은 의연히 계속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위대한 수령님께서 밝혀주신 백승의 진로가 있고 천백배로 다져진 강력한 정치·군사적 토대와 자립경제의 발전잠재력이 있기에 우리의 배심은 든든하며 우리 조국의 앞길은 휘황찬란하다”고 했다.
한편 임박한 북미 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기 싸움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 조야에서는 북핵 해결을 위해 강경파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조야에서 볼턴 보좌관의 교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면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유연한 접근’ 방법에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토머스 라이트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미국·유럽센터국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잡지 ‘디 애틀랜틱’에 ‘트럼프는 그의 외교 모순을 더는 무시할 수 없었다’는 제목으로 실린 기고문에서 “트럼프는 이제 본인의 선호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국가안보팀과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 변화는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라이트 국장은 “볼턴은 트럼프가 같이하기에는 너무 거칠기 때문에 떠나는 것이 체면을 지키는 완벽한 방법”이라며 후임자로 비건 대표가 적합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트럼프는 비건이 북한 문제에서 그랬듯이 그가 여러 가지 협상을 감독할 인물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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