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인구밀집지역인 미국 뉴욕의 맨해튼이 13일 저녁(현지시간) 광범위한 정전으로 어둠에 묻혔다. 지하철 구간의 3분의1가량이 멈춰서고 전 세계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타임스스퀘어와 브로드웨이도 암흑에 휩싸였다.
AP통신은 이날 오후6시47분께 맨해튼 서쪽 웨스트사이드에서 시작된 정전이 주변 빌딩과 상가들은 물론 미드타운의 록펠러센터, 브로드웨이 뮤지컬 극장 등을 집어삼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정전으로 일부 지하철 역사가 암흑천지로 변하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가 하면 멈춰선 엘리베이터에 갇힌 시민들의 구조신고가 소방당국에 쇄도했다. 맨해튼 최고의 명소인 타임스스퀘어의 전광판들이 꺼지고 인근 뮤지컬 극장들은 줄줄이 공연을 취소했다. 식당과 바에서는 고객들이 스마트폰 불빛을 이용해 어둠을 밝히며 저녁을 해결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맨해튼 일대에 전력을 공급해온 콘에디슨은 정전이 3시간가량 지속됐으며 자정께 전력이 완전히 복구됐다면서 7만3,000여가구 및 사무실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뉴욕소방국(FDNY)은 맨해튼 서쪽 변전소에서 기계적 결함으로 화재와 폭발이 일어난 후 연쇄정전으로 이어졌으며 테러 등 외부 개입은 없었다면서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맨해튼에 정전이 발생한 이날은 공교롭게도 지난 1977년 뉴욕에서 발생한 대정전 사태의 42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도심 내 광범위한 약탈과 방화로 이어진 당시 대정전으로 총 3억1,000만달러 이상의 피해가 났지만 뉴욕시는 이날 정전으로 별다른 부상자나 범죄 사건이 보고되지는 않은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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