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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17일 개봉 '라이온 킹'] 25년 전 감동 그대로 '왕의 귀환'

원작과 동일한 줄거리로 친숙함

다큐 보는 듯 동물들 세밀한 묘사

비욘세·글로버의 OST도 전율

영화 ‘라이온 킹’ 스틸컷




프라이드 랜드의 왕이 돌아왔다. 만화영화 ‘라이온 킹’은 1994년 개봉 당시 전세계적으로 약 1조 1,387억 원의 수익에다 제67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과 음악상, 제52회 골든 글로브 주제가상과 작품상 등을 디즈니에게 안겨준 작품이다. 오는 17일 컴퓨터그래픽(CG)으로 재탄생해 관객을 찾아온 영화는 다시 한 번 디즈니에게 깜짝 선물을 줄 수 있을까.

줄거리는 원작과 같다. 삼촌 스카의 음모로 어린 사자 심바는 프라이드 랜드의 왕이자 아버지인 무파사의 죽음을 자기 탓이라 여긴다. 죄책감에 왕국을 떠난 심바는 미어캣 티몬과 멧돼지 품바와 생활하다 옛 친구 날라의 등장으로 현실을 마주한 뒤 왕좌를 되찾기 위해 왕국으로 돌아온다. 연출을 맡은 존 파브로 감독이 “월트 디즈니처럼 나에게도 스토리가 우선이다. 새로운 스토리는 만들지 않았다”고 한 말 그대로다.

셰익스피어 ‘햄릿’을 오마주 해 만든 이야기는 25년이 흐른 오늘날에도 부족함이 없다. 어린 심바의 경솔한 언행은 가족 간의 비극을 앞당기고 지략만 믿던 스카도 그에 맞는 책임을 지게 된다. 여기에 ‘생명은 순환되는 것’이라며 균형을 중시한 무파사와 ‘약육강식’을 고집한 스카의 통치방식이 풍요와 황폐를 반복하는 대초원에 스며들어 교훈을 준다.

영화 ‘라이온 킹’ 스틸컷


무엇보다 동물들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인격이 느껴지도록 만드는 데 성공한 점이 인상 깊다. 지난 6월 존 파브로 감독은 미국 최대 온라인 예매사이트 ‘판당고’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정글북’을 통해 동물에 표정이 많아지면 비현실적으로 보인다는 것 배웠다”면서 “다큐멘터리처럼 보이면서 인간성 느껴질 수 있게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표정은 절제됐지만, 긴장할 때 몸을 낮추고 감정이 차오를 때는 호흡이 거칠어지는 등 세밀한 행동 묘사는 그 속에서도 인간성을 느끼게 한다.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 착각하게 만드는 화면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다. 대초원 위로 떠오르는 일출과 바오밥 나무 뒤로 펼쳐진 밤하늘의 웅장함은 물론 바람에 날리는 사자 갈기, 어린 동물의 솜털, 근육과 핏줄 등 세밀한 부분까지 CG로 만들어졌지만 카메라로 실제 촬영한 것과 구분하기 어렵다. 파리 등 부수적이라 여겨질 수 있는 곤충까지 재현한 노력은 영상에 사실감을 더한다. 만들어진 자연임에도 관객을 압도하는 이유는 제작진의 이 같은 집착 덕분일 것이다. 극사실적인 연출을 고집하다 보니 ‘비 프리페어드’를 부르는 장면처럼 원작에서 판타지적인 요소가 담긴 부분은 규모가 작아졌다.



영화 ‘라이온 킹’ 스틸컷


원작에서 음악을 맡았던 음악 거장 한스 짐머와 뮤지션 엘턴 존이 참여한 만큼 듣는 즐거움도 크다. 영화 시작을 알리는 ‘서클 오브 라이프’는 단숨에 우리를 아프리카 한가운데로 초대하며 아카데미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받은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도 도널드 글로버와 비욘세의 목소리로 편곡돼 새로운 매력을 뽐낸다. 비욘세가 부른 신곡 ‘스피릿’은 영화 주제와 어우러져 가슴을 달군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라이온 킹’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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