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등 동남아시아에서 군사개입 확대의 포석으로 캄보디아와 해군기지 이용에 대한 비밀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미국과 동맹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군이 지난봄 캄보디아 남쪽 타이만에 위치한 레암 해군기지를 이용하는 내용의 비밀협약을 캄보디아와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레암 기지는 현재 190에이커 (76만8,902㎡) 부지에 부두 1개만 있는데 중국과 캄보디아는 부두 2개를 추가 건설해 각각 하나씩 사용한다는 초기 계획을 세웠다고 WSJ는 전했다.
협약은 레암 기지 내 중국군 주둔은 물론 군함 정박 및 무기 저장, 중국군의 무기 소지를 인정하고 캄보디아가 중국 측 부지에 진입하려면 중국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는 것으로 사실상 중국이 캄보디아에 파병하는 것과 다름없다. WSJ는 “중국군이 캄보디아 해군기지에 주둔하면 주변국과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와 말라카해협 등에 대한 군사개입을 강화해 동맹국들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측은 중국의 레암 해군기지 이용계획을 1년 전쯤 파악하고 저지하려 했지만 최근 캄보디아가 미국의 자금지원을 거부하면서 중국과의 밀약 의혹이 증폭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아울러 중국 국영 건설업체가 레암 해군기지에서 약 64㎞ 떨어진 ‘다라사코르’에 건설 중인 공항이 내년에 문을 열면 민항기뿐 아니라 중국 폭격기와 군 수송기 등도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레암 해군기지의 중국군 주둔 협약을 지역 평화와 안정을 흔드는 사안으로 보고 있지만 캄보디아 당국과 중국 국방부는 협약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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