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여성 직장인들이 회사 안에서 고위직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인 ‘유리천장’을 여전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와 기업이 유리천장의 타파와 직급별 성비 균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얘기다.
취업포털 사람인은 지난 10일부터 22일까지 직장인 1,226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유리천장 현황을 설문조사한 결과 여성 직장인 중 48.1%가 유리천장을 체감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같은 질문에 답한 남성 중 26.4%가 유리천장이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1.8배 높다. 여성들이 유리천장을 체감하는 상황으로는 ‘일정 직급 이상 진급이 남성직원보다 어려울 때’가 46%(복수응답)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동일 연차 남성 직원의 승진이 빨라서(36.5%) △동일 연차 남성 직원의 급여가 더 높아서(36.1%) △핵심 업무가 주로 남성직원에게 할당될 때(35.2%), △인사평가 시 남자들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때(24.9%) △상사가 남성 직원을 편애할 때(19.5%)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유리천장으로 인해 불이익을 입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성의 33%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어떤 불이익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남성 동기보다 적은 연봉(57.6%·복수응답)을 첫 번째로 꼽았다. 그 외 불이익으로는 남성동기보다 늦은 승진(36.3%), 직책자 임명에서 누락(22.4%), 주요 프로젝트 등에서 제외(18.2%) 등을 꼽았다.
유리천장이 발생한 원인으로는 51.7%(복수응답)가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를 꼽았다. 출산, 육아 등에 대한 제도적 지원 부족(44.9%),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37%)을 꼽은 응답도 적지 않았다. 그 외에는 △여성의 능력에 대한 무시 및 편견(24.9%) △여성 스스로의 의지 부족’(24.1%) △여성 사회활동에 대한 견제’(15.7%) 등이 있었다. 현 직장에서 본인의 최종 승진 예상 직급도 성별로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전체 응답자 중 남성은 부장(34.7%)이 1위였던 반면, 여성은 대리(38.5%)를 가장 많이 예상했다. 임원 승진을 예상한 응답은 남성이 22.9%인 반면 여성은 8.7%에 그쳐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유리천장을 없애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공정하고 투명한 진급절차가 52%(복수응답)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일과 육아의 양립을 위한 인프라 조성(44.5%),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 타파(37.8%), 여성 고위직 진출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30.7%) 등의 의견이 있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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