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성장률이 소비 증가세에 힘입어 예상보다는 둔화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등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둔화세 지속이 또다시 확인되면서 이달 말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환산으로 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8%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4분기 2.0%에서 2·4분기 4%대로 뛰어올랐다가 3·4분기 3.4%, 4·4분기 2.2%로 급격히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1·4분기 3.1%로 ‘반짝’ 반등했다. 로이터통신은 개인소비와 고용지표들이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성장률 하락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GDP의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1년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인 4.3% 증가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관측으로 주가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가계지출도 크게 회복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공공지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정부지출도 10년 만에 최대 폭인 5% 증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성장률 지표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 소비 증가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2·4분기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보다 높았지만 지난 1·4분기 성장률인 3.1%보다 크게 감소했다. 특히 기업 부문에서 설비투자가 0.6% 감소하며 3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또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로 수출이 5.2% 감소하고 수입 증가율이 0.1% 상승에 그쳤다.
이러한 이유로 이달 말 열리는 FOMC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0.5%포인트 인하보다는 0.25%포인트 인하에 무게 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2017년에는 대체로 3%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며 자신의 최대 성과로 자랑했지만 2%대로 꺾이면서 미중 무역협상 등에도 상당한 궤도 수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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