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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비상등 켜진 트럼프...경기살리기 광폭행보

증시 폭락일 월가 CEO와 전화회의

화웨이에 임시면허 90일 연장

애플 등 자국 기업투자 유치도

연준에는 통화정책 완화 주문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가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우려로 미 증시가 3%가량 폭락한 지난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긴급 콘퍼런스콜을 통해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대표들을 소집해 미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진단을 요청했다. 시장 상황에 이처럼 다급하게 움직일 정도로 미국의 경제상황과 향후 침체 가능성에 극도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경기둔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다.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때문에 재선에 실패한 허버트 후버와 지미 카터,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들의 뒤를 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미중 무역전쟁에서 숨 고르기에 나선 데 이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경기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N은 “경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며 “농업 종사자들은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 정치분석가인 줄리안 젤리저는 “경제가 무너지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좋은 경제상황이 재선을 보장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지만 나쁜 경제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주식시장의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과의 통화에 이어 19일에는 화웨이가 기존 네트워크 보수 점검이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목적으로 미국산 제품을 살 수 있는 면허를 90일 연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지만 당분간 사업을 유지할 기회를 준 셈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도 미중 무역전쟁의 파급효과를 줄이기 위해 아기침대와 요람·가구 같은 일부 중국산 수입품 44종(약 78억달러)을 추가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정부가 연 5,5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9개월 내 글로벌 경기침체가 온다고 경고한 바 있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창업주는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에서 당선되기를 원한다면 중국과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 투자 확대와 기준금리 인하 요구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밤 애플의 팀 쿡과 저녁 식사를 한다”며 “그들은 미국에 거액을 투자할 것이다. 대단하다!”고 올렸다. 구체적인 투자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기업 투자가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22일부터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전문가가 모이는 잭슨홀미팅이 열리는 만큼 이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준에 통화정책 완화를 강하게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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