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부인과 동생 전처 사이 빌라 위장 매매 의혹에 대한 해명이 증여세 미납 논란으로 번졌다. 조 후보자 동생 전처가 직접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오히려 또 다른 의혹만 키운 모양새다.
19일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이하 준비단)에 따르면 조 후보자 동생 전처인 조모씨는 호소문에서 “2014년 형님은 혼자되신 시어머니가 살 집을 찾고 있었다”며 “형님이 경남 선경아파트 전세금을 빌라 구입 자금으로 보냈는데 시어머니께서 제게 돈을 주면서 같이 계약하러 가자고 해서 제가 빌라를 사게 됐다”고 밝혔다. 결혼 생활에서 생활비를 못 받고 오히려 자신의 돈을 가져다 쓰고, 이혼 후에도 위자료나 양육비를 받지 못하자 손자를 위해 시어머니가 빌라 마련에 도움을 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해명은 곧 증여세 미납 의혹으로 바뀌었다. 제3자에 대한 증여라면 반드시 증여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준비단은 “증여세 납부 의무에 대한 지적이 있어 확인한 결과 조씨는 세금 납부 의무가 있다면 향후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조씨 명의로 된 빌라 구입 자금이 정씨 증여에 따른 것이라고 조 후보자 측이 조씨 입을 빌려 간접 시인한 셈이다.
게다가 아내와 동생, 또 그의 전처에 이어 딸까지 이른바 ‘황제 장학금’ 논란에 휩싸이면서 조 후보자로 향하던 야당 화살 끝이 가족 전체를 겨누고 있다. 그를 목표로 한 인사청문회가 ‘가족 청문회’가 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날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공개한 부산대 장학금 지급 자료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는 지난 2015년 이 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 학기 200만원씩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조씨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곳은 그의 지도교수인 A씨가 개인적으로 만든 ‘소천장학회’다. 2015년 이후 12회에 걸쳐 7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으나 6학기 연속으로 받은 것은 조씨가 유일하다. 조씨를 제외한 6명은 모두 1회씩 100만~150만원을 장학금으로 받았다. 문제는 조씨가 이 기간 두 차례나 유급했다는 점이다. 조씨는 2015년 1학기 3과목, 2018년 2학기 1과목을 낙제해 유급됐다. 성적 미달로 의전원에서 유급 조치를 받고도 꼬박꼬박 장학금은 받는 등 황제 장학금 의혹이 있다는 게 곽 의원의 주장이다. 특히 곽 의원은 A씨가 올해 부산의료원장에 취임했다는 점에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후보자의 딸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게 인선 과정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의료원장 A씨는 소천장학회가 준 장학금이 학업을 독려·격려하는 ‘면학 장학금’으로 2014년부터 총 12명 내외가 혜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성적 우수자에게 주는 장학금도 아닌데다 혜택도 여러 학생이 고루 누렸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광역시가 정한 공모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선정됐다며 부산의료원장 임명에 대한 의혹 제기에 강하게 반박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