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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서재<24>배우 박해진] '멈추면 비로소...' 꺼내보며 마음의 평화 얻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말에

상처받지 말라는 메시지 위안

'지옥이 새겨진 소녀' 등 추리소설

캐릭터 구축하는데 큰 도움받아

배우 박해진.




배우 박해진(사진)은 2006년 KBS 주말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로 데뷔했다. 나설칠(이태란)의 상대역인 연하남 역으로 여성 팬들을 사로잡아 데뷔작이 곧 출세작이 됐다. 이후 ‘에덴의 동쪽’ ‘내 딸 서영이’ ‘별에서 온 그대’ ‘치즈 인 더 트랩’ ‘맨투맨’ 등 수 많은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다정다감한 남자친구부터 서늘하고 미스터리한 캐릭터까지 폭넓은 연기 변신을 거듭한 그는 특히 중국에서 커다란 인기를 얻어 이민호, 김수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드라마 ‘시크릿(가제)’ 촬영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가 스타의 서재 스물네 번째 주인공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박해진은 독서광이다. 서재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거실 한쪽 벽면 전체가 책장이다. 데뷔 이래 읽은 책들, 선물 받은 책들,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들이 그의 책장을 장식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그를 워커홀릭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일에 빠져 산다. 그럼에도 박해진은 시간을 내서 책을 읽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배우이다 보니 대본을 늘 끼고 살 수 밖에 없어서 책 읽는 시간을 내기는 어렵다”며 “그래도 자기 전이나 대기 시간, 휴일에는 꼭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배우는 어떤 캐릭터든 연기해야 하는데 경험은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고 책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책은 가장 효과적인 연기 선생님이자 연기 교본인 셈이다.

그는 ‘치즈 인 더 트랩’ 등에서 어딘지 모르게 미스터리한 유정 선배를 원작 웹툰과 거의 흡사하게 연기해 극찬을 받았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그의 독서 경험이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에 커다란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가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은 안드레아스 그루버의 ‘지옥이 새겨진 소녀’다. 그는 “이 작품은 단테의 신곡을 재해석해서 만들었다”며 “천재 프로파일러 슈나이더와 살인마에게 엄마를 잃은 여형사 자비네가 콤비를 이뤄 한 소녀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들을 추적하는 내용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야기는 등에 불, 피, 천사, 악마 모양의 문신이 등에 새겨진 소녀가 피투성이가 돼 한 노부부에게 발견되면서 시작된다”며 “소녀의 모습은 단테의 ‘신곡 : 지옥편’ 34편 서사시 중 여덟 번째 시를 표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곡의 은유를 비롯해 계속되는 반전으로 인해 흥미롭고 오싹한 이 책을 여름이 가기 전에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했다.



배우 박해진.


우리 시대의 멘토 혜민 스님의 에세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박해진이 힘들 때마다 꺼내 드는 책이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힐링이 되고 자신보다 상대방을 더 잘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만큼 상처 또한 받는 게 배우고 스타다. 박해진 역시 커다란 사랑을 받은 만큼 상처도 받았을 것이다. 그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꼽은 마음에 남는 문장에서 그의 힘겨웠던 나날들이 느껴졌다. ‘한두 사람의 비평에 상처받아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쉽게 한 말에 너무 무게를 두어 아파하지도 말아요. 안티가 생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용기 내어 지금 가고 있는 길, 묵묵히 계속 가면 돼요.’ 그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읽으면서 마음에 평화가 찾아드는 것 같다”며 “저와 같이 느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인들에게 선물도 했다”고도 했다.

그는 또 ‘독서 리스트’를 공개하며 책마다 한마디씩 코멘트를 했다.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묘한 이야기에 차분한 작가의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했고, 미치 앨본의 에세이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은 죽음이라는 것을 통해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으며,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공중그네’는 언제 읽어도 유쾌한 책이라고 말했다. 또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의 소설 ‘스테이션 일레븐’은 영화로 나온다고 해서 기대 중이고, 정솔의 웹툰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시리즈를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한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마운틴무브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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