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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왕자' 넘은 K애니 '예수의 생애' …"처음부터 북미시장 노렸죠"

■ 美 박스오피스 2위 '예수의 생애' 제작·연출 장성호 모팩 스튜디오 대표

협소한 내수 시장에 美진출 결정

종교 소재로 투자 난색 표했지만

IP 지키려 국내 자본만으로 제작

숱한 난관 뚫고서 10년만에 개봉

K애니 글로벌 성공 첫 퍼즐 되길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 연출·각본·제작을 맡은 장성호 모팩 스튜디오 대표. 사진 제공=모팩 스튜디오




“‘예수의 생애’는 처음부터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기획했습니다. 내수 시장은 협소하고 투자를 받기도 어려워 한국에서 나중에 개봉을 하더라도 북미를 시작으로 월드와이드 개봉을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북미에서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킨 K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미국 작품명 The King of Kings)’ 연출·각본·제작을 맡은 장성호(사진) 모팩스튜디오 대표는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투자의 어려움과 코로나19 등 숱한 난관을 뚫고 10년 만에 북미 시장에서 개봉하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K콘텐츠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K애니메이션은 소외돼 아쉬웠다”면서 “이번 작품이 한국 애니메이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첫 발자국이자 퍼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1일(현지 시간) 북미 3200개 극장에서 개봉한 ‘예수의 생애’는 하루 만에 701만 달러(약 100억 원)의 티켓 매출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오프닝 수입은 1910만 달러(약 272억 원)로 드림웍스의 ‘이집트 왕자(1998년·1450만 달러)’를 제치고 27년 만에 종교 소재 애니메이션 최고 오프닝 기록을 새로 썼다. 20일 부활절을 앞두고 흥행 돌풍을 이어갈 경우 수입은 제작비 360억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북미 영화 시장에서 최종 박스오피스 성적은 개봉 첫 주 수입의 4~5배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의 스틸컷. 사진 제공=에인절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의 스틸컷. 사진 제공=에인절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의 스틸컷. 사진 제공=에인절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의 스틸컷. 사진 제공=에인절스튜디오


최근 중국의 애니메이션 ‘너자2’가 글로벌 박스오피스 5위(약 3조 366억 원), 애니메이션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예수의 생애’의 흥행 돌풍은 질적으로 다르다. 관객 3억 명을 동원한 ‘너자2’의 흥행 수익 98%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나왔고 북미 개봉 수익은 1.1%에 불과해 글로벌 히트작으로 보기 어렵다. 반면 ‘예수의 생애’는 해외시장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겨냥해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한국에도 뛰어난 애니메이터와 감독·작가들이 있지만 내수 시장의 한계로 국내 작업을 포기하고 미국·중국 등 해외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장 대표는 “한국의 뛰어난 애니메이터들이 미국 디즈니·픽사 등에 많이 진출해 있다”며 “내수 시장은 작고 애니메이션 제작비는 실사 영화 못지않기에 국내에서는 투자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예수의 생애’는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가 자녀들에게 크리스마스 때마다 읽어주기 위해 집필한 작품을 장 대표가 직접 각색했다. 종교적인 작품이지만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한 스토리텔링을 완성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그는 “디킨스가 말썽꾸러기 막내아들에게 진정한 왕이 누구인지 이야기해주는 형식으로 만든다면 관객들이 유니크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종교 소재 애니메이션을 누가 보겠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초기 투자를 받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시장의 시각은 달랐다. 장 대표는 “미국은 청교도들이 세운 나라이기 때문에 당연히 관심을 보일 것이라 생각했고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더하면 종교 애니메이션도 먹힐 것이라고 입이 닳도록 설명했다”며 “미국 프로듀서와 지인들이 큰 관심을 보이면서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3월 25일(현지 시간) K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의 미국 현지 시사회 이후 장성호(왼쪽) 모팩 스튜디오 대표가 이 작품의 엔딩곡인 ‘리브 라이크 댓’(Live like that)을 부른 크리스틴 체노웨스와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체노웨스는 뮤지컬 ‘위키드’ 초연 당시 주인공 글린다 역을 맡은 유명 배우 겸 가수다. 사진 제공=에인절스튜디오


3월 25일(현지 시간) 열린 K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의 미국 현지 시사회 현장. 사진 제공=에인절스튜디오


3월 25일(현지 시간) 열린 K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의 미국 현지 시사회 현장. 사진 제공=에인절스튜디오


미국 진출을 결정했지만 미국 자본은 받지 않기로 했다. 모든 것을 통제받고 지식재산권(IP)까지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의 반응을 전하며 북미 지역을 목표로 제작한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한 끝에 국내 투자를 이끌어냈다. 그는 “순수 국내 자본으로 제작해 미국 배급사 중 8위 정도인 에인절스튜디오에 배급을 맡겼다”고 했다. 에이인절스튜디오는 기독교 콘텐츠를 비롯해 비폭력적이고 비선정적인 가족 영화를 주로 배급한다.

코로나19로 제작이 중단되는 위기를 겪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코로나19로 일거리가 사라진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대거 더빙 작업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 작품에는 오스카 아이작, 피어스 브로스넌, 케네스 브래나, 우마 서먼, 마크 해밀 등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국내에서는 7월 말 개봉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한국어 더빙판을 준비하느라 국내 개봉이 늦어졌다”며 “감사하게도 훌륭한 배우들이 더빙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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