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28일 안건조정위원회를 열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편안을 의결했다. 활동기한이 사흘 남은 정개특위는 전체회의 의결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자유한국당이 안건조정위 의결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로 하는 등 극렬한 반대가 예상돼 전체회의에서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의 ‘동물국회’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두고 여야 간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제 개편안으로 인해 정국은 급속하게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개특위 안건조정위는 이날 회의에서 계류 중인 4건의 선거법 개정안 가운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을 표결 처리했다. 오전 안전조정위를 열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은 서로 ‘협상 의지가 없다’며 고성만 주고받으며 심사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오후 다시 시작된 안건조정위에서 민주당 김종민·이철희·최인호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이 표결에 나서며 선거제 개편안을 전체회의에 넘겼다. 한국당은 1소위 의결 이후 지난 26일 안건조정위 구성을 제안했지만 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이 직권으로 장제원·최교일 의원을 지정했고, 이날 회의에는 한국당 연찬회로 불참한 최 의원을 대신해 김재원 의원이 참석했지만 의결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연찬회에서 “안건조정위에서 선거법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킬 경우 바로 헌재에 가처분신청 절차와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를 제출하겠다”며 “그럼에도 계속 진행해서 8월 말로 예정된 정개특위에서 무조건 의결하겠다는 것이 법 위에 있는 민주당의 오만한 모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만약 가처분이 늦어진다면 정개특위 마지막 절차에 대해서 의원님들이 모두 결연한 의지를 또 보여주셔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지난 4월 ‘동물국회’ 재현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정개특위의 활동이 오는 31일로 종료되는 만큼 앞으로 3일 안에 선거제 개편안 의결을 위한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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