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택시요금 인상에 이어 시내버스 요금 인상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이뤄진 임금인상에 주 52시간제 시행이 겹치면서 지자체 재정에 기대온 요금동결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전국 시내버스 노조의 동시 파업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요금 인상’ 카드가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분위기다.
1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경기도·충북도 등이 버스요금 인상을 확정했고, 울산시·제주도 등은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인천시 등은 현재로선 인상계획이 없지만 내년 총선 이후에는 요금동결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버스요금이 줄줄이 오르는 것은 그동안 이뤄진 임금 인상과 함께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7개 특·광역시의 올해 버스기사 임금 총액은 2조1,040억원으로 지난해 2조98억원보다 942억원 증가했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유류비, 인건비 등 물가변동에 따른 운송원가 상승과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등으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각 지자체의 재정상황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이 버스요금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는 버스 요금 인상을 확정, 추석 후 발표하기로 했다. 경기도의 시내버스는 4가지로 일반형은 200원 올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좌석형과 직행좌석형은 400원, 순환버스는 600원 인상이 유력하다. 적용 시점은 오는 28일이 될 전망이다. 마을버스도 11월 오를 전망이다. 경기도는 앞서 5월 택시요금을 3,000원에서 3,800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5년째 동결됐던 충북도의 시내·농어촌버스 요금도 올랐다. 충북도는 지난달 22일 경제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기존 1,300원의 요금을 1,500원으로 200원 인상했다. 인상률은 15.38%로 일반형과 좌석형 버스에 적용될 예정이다. KTX 오송역과 청주국제공항을 오가는 747노선은 그동안 시내·농어촌버스 요금인 1,300원을 받았지만, 급행형 버스 요금을 신설해 앞으로는 600원 오른 1,900원을 내야 한다. 인상된 버스 요금은 오는 21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도내 택시 기본요금도 기존 2,800원에서 3,300원으로 13.2% 인상됐다.
울산시는 버스업계가 현재 1,300원인 요금을 1,900원으로 46% 인상해달라고 울산시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울산 시내버스 업계는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임금이 2.4%~7% 올랐고,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기사 177명을 추가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울산은 올해 초 택시 기본요금을 2,800원에서 3,300원으로 6년 만에 인상한 바 있다.
제주도도 버스 요금 인상을 위해 버스 요금체계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이후 1,200원으로 동결되면서 인상 요인이 쌓였다. 제주도는 최근 중형택시 기준 기본요금을 2,200원에서 2,800원으로 인상했다. 경북도도 이달 중 연구용역업체를 선정해 시내버스 요금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께 요금인상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월 경북버스운송업조합은 일반버스 요금을 현재 1,300원에서 2,000원으로, 좌석버스 요금은 1,700원에서 2,500원으로 각각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
인천시는 올해는 시내버스 요금 인상계획은 없다. 하지만 광역버스(인천~서울)와 M버스(인천~서울) 요금은 내년 상반기 안으로 올릴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어 현재 별도의 요금 인상계획은 없으나 적자 폭이 큰 광역버스는 용역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인상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로서는 인상계획이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요금은 올리지 않고 현재 성인 카드 결재 기준 1,200원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며 “버스요금이 오르면 서민물가에 부담을 주는 만큼 현재로서는 인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울산=장지승기자·전국종합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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