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중학생 자녀가 책을 꾸준히 읽는 편이지만 국어 성적은 그다지 신통치 않습니다. 특히 서술형·논술형 평가에 취약합니다. 어떻게 보완해줘야 할까요?
A. 많은 학부모가 책을 많이 읽는 것과 책을 잘 읽는 것을 같은 의미로 생각합니다. 아이가 책을 꾸준히 읽는데도 국어 성적이 신통치 않은 것은 책을 제대로 읽지 않거나 혹은 제대로 읽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작품을 읽는 데만 집중하는 아이, 작품의 단편적인 정보만 기억하는 아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하는 아이 등 똑같은 책을 읽어도 아이들이 보여주는 결과가 다릅니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는 ‘다독’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읽어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드는 ‘정독’은 더욱 중요합니다. 그 차이는 정독을 통한 ‘독후 활동’으로 만들어집니다.
더 큰 우려는 국어 성적이 좋지 않은 아이는 다른 과목의 성적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읽기 능력이 부족하면 정보를 머릿속에 넣는 것부터 어려워 다음 과정을 원활하게 헤쳐나가기 힘듭니다. 서술형·논술형 평가가 늘어난 최근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올해부터 중학교 내신 평가 방법으로 서술형·논술형 평가와 수행평가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했습니다.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위해서는 비교적 시험 부담이 적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교과 연계 독서를 통해 읽기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흥미에 맞는 책을 찾아 꾸준히 독서하는 습관을 들여 읽기 능력을 강화하고 교과와 관련 있는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과 사고력을 키우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여기에 직접 논술문이나 서술형 문제 답안 쓰기 등의 연습까지 한다면 서술형·논술형 평가에 대해 자신감을 지닐 수 있을 겁니다.
먼저 아이 스스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도서, 좋아하는 분야의 도서를 직접 골라 읽으며 독서에 흥미를 붙여야 합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막막하다면 ‘소나기’ ‘하늘은 맑건만’과 같은 중학교 교과서 수록도서부터 읽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독서에 흥미를 붙인 후 아이의 독서 분야를 넓히도록 합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다른 책을 여러 권 읽거나 읽은 책의 주제와 비슷한 분야의 책을 2권 이상 읽는 파생 독서를 하는 것입니다. 만약 조선시대 실학자 박지원의 ‘양반전’을 읽었다면 그의 다른 저서인 ‘허생전’ 등을 추가로 읽으면서 그의 사상이나 당시의 가치관 등을 깊이 있게 이해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고 난 후 아이만의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확장하는 글쓰기 활동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논술문 쓰기와 서술형 문제 만들기 등이 대표적 활동으로 논술문의 경우 책의 주제, 주인공의 행동 등을 객관적으로 정리한 뒤 자신의 생각을 서론-본론-결론에 맞춰 쓰도록 해야 합니다. 서론은 문제 제기, 본론은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며 설득력 있게 서술하고 결론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간략하게 요약한 후 해결 방안까지 제시해주면 좋습니다. 또한 서술형 문제에 익숙해지기 위해 문제의 의도와 답변 방향에 대해 스스로 연구하는 눈이 필요합니다. 복습을 할 때 교과서 단원별 학습 목표를 숙지한 후 이에 맞춰 서술형 예시 문항을 직접 만들고 답안까지 작성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입니다. /오용순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연구소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