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이 부유한 나라들을 군사적으로 방어하고도 대가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으며 가끔은 동맹국이 미국을 더 나쁘게 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달 중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달 말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열린 공화당 소속 연방하원의원 만찬 행사에서 연설에 나서 미국의 군사력을 거론하며 “우리는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들을 방어한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를 돕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에게 거의 아무것도 내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그 나라들에 우리의 친구이고 동맹국이라고 말한다. 가끔은 우리의 동맹국이 우리를 다른 이들보다 더 나쁘게 대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당신 나라를 방어한다. 당신은 아주 부유하다. 좀 더 내야 한다’고 말하면 그들은 ‘안된다’고 말하고 나도 ‘안된다’고 말한다”면서 “‘왕이여, 총리여, 대통령이여, (더) 내셔야 한다’고 하면 ‘아무도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답한다. (나는) ‘그래서 내가 다른 것이고 그런 요청을 하는 것’(이라고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고 그들도 이런 일이 일어나길 원치 않는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도 미국을 가장 이용하는 게 동맹이라며 자신은 세계의 대통령이 아닌 미국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3일 연설에서도 “우리의 동맹들이 적들보다 우리를 훨씬 더 많이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언 역시 미국우선주의를 앞세운 재선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지만 동맹에 대한 노골적 비난 발언이 연달아 이어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22∼26일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할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이달 중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이 대폭 증액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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