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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탄생 100주년...시인으로 기자로 85년 삶을 복원하다

'구도 시인 구상 평전' 출간

구상의 문학세계관 조명

다채로운 삶 작품에 영향

시와 진실 일치하는 삶 추구





시인이자 언론인, 종군기자, 교수까지 다채로운 삶을 살았던 구상(1919~2004)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첫 평전 ‘구도 시인 구상 평전(분도출판사 펴냄)’이 출간됐다.

책은 구상이라는 인물의 85년 삶을 복원하고 있다. 출생부터 결혼생활, 전쟁통에 피난과 종군활동, 시인으로서의 삶, 주변인들에 대한 기록 등 그의 인생 전반을 담고 있다. 구상은 신학교를 다니며 사제가 되는 길을 밟기도 했고, 일본 유학 후 기자로 일했으며 공산 정권의 탄압을 피해 월남한 뒤 종군작가로도 활동했다. 전쟁의 참상을 겪은 뒤에는 시 창작에 전념했다. 시인으로 살면서도 수많은 산문과 희곡, 시나리오를 써냈다. 저자인 이숭원 서울여대 명예교수는 구상에 대해 복합적인 삶을 살아간 인물이지만 독실한 카톨릭 집안에서 자란 배경 탓에 일관되게 신앙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직업인으로의 삶을 살았던 구상의 작품은 표현 기법과 언어 미학을 중시하던 한국 시의 편향적 흐름에 균형을 잡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문단은 표현기법과 언어적 미학, 감수성을 중시했다. 반면 구상의 문학은 소박한 진실이 화려한 수사보다 고귀하다는 문학적·윤리적 실체에 기반하고 있다. 그 역시 젊은 시절 스스로를 시적 표현 기법이나 기교의 재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구상의 시는 철저히 기교를 거부해 비시적(非詩的)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그는 시의 기교가 오히려 내면의 진실을 흐리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저자는 ‘과연 시가 무엇이고, 그 본령이 무엇인지, 지금 우리는 구상의 관점을 통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을 내놓는다. 이와 함께 ‘시와 그 진실이 일치하는 삶, 바로 이것이 질곡의 시대와 파란의 역사를 넘어서고 개인적 시련과 병고를 극복해 진실을 노래한 구도자 구상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김남조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는 추천글에서 “구도자이며 시인이신 구상 선생은 한국 현대의 정신사와 문화사가 더욱 진지하게 추구되고 실천되기를 바라셨다”며 “평전은 선도자의 한 분이신 선생의 탐색과 고뇌 등의 여러 참모습을 가능한 한도까지 찾아서 보여 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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