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자신이 고용한 20대 청년을 살해한 의혹을 받은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의 주범이 감금죄 등에 관한 2심 재판에서 1심 징역 3년6개월보다 많은 징역 4년6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8부(김우정 부장판사)는 20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도박사이트 운영자 김모(34)씨에 대해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했다.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1심보다 형량이 1년 더 늘었다.
재판부는 “김씨가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폭행에 이은 추가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가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다 태국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김씨는 2015년 11월 파타야의 한 리조트에서 자신이 고용한 프로그래머 A씨(당시 24세)를 한국인 공범 2명과 함께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살해된 시신을 인근 리조트 주차장에 차량과 함께 유기한 혐의도 있다. 김씨는 A씨의 군기를 잡겠다며 상습 폭행하다 A씨가 이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공범 2명은 사건 직후 현지 경찰에게 붙잡혔지만 김씨는 베트남으로 달아나 2년간 도피 생활을 했다. 김씨는 이후 지난해 7월 국내외 수사기관 공조로 체포돼 올 4월 국내로 송환됐다.
검찰은 증거 자료 부족을 이유로 공동감금과 강요 혐의 등만 우선 재판에 넘긴 뒤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 등은 추가 기소했다. 살인과 사체 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별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법정에서 김씨는 A씨를 폭행해 살해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태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공범 윤모(35)씨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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