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넘은 북한의 대남도발과 역사 문제로 촉발된 일본의 보복이 동북아 지역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안보의 핵심축인 한미동맹 약화는 한국을 진퇴양난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안보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미동맹. 그 내용과 이를 둘러싼 최근의 이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66년 동안 겪어온 우여곡절 |
조약은 전문과 본문 6조 및 부속문서로 구성됐는데 △당사국 중 한 곳이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도움 △미군의 대한민국 영토 주둔 승인 △태평양 지역 위험에 공동으로 대처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습니다.
한미동맹은 조약 체결 직후 방위 지역 해석 차이와 자동 개입에 대한 여부 등으로 논란이 있었습니다. 조약 본문에 대응 범위를 북한으로 특정하지 않고 태평양 지역이라고 추상적으로 설정해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또한 군사적 원조 부분에서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개입이 가능하다는 문구 때문에 개입 시점을 놓고 양측 간 이견이 발생하기도 했죠.
이후에도 한미동맹은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습니다. 1999년 AP통신의 노근리 양민학살사건 보도,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의한 두 여중생의 죽음 등 반미감정이 격화될 때마다 한미동맹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졌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증강되고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미동맹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됐죠.
하지만 양국 사이에 형성된 신뢰는 여간해선 깨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는 굳건한 안보와 경제성장을 위해 미국이 필요했고 미국 또한 날로 첨예해지는 동아시아 정세에서 방파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우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압축성장에 집중해서 세계 10위권 국가로 발돋움 하는데 미국이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했습니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또다시 흔들리는 한미동맹 |
하지만 갈등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주한미군 주둔 등 한국 방위에 미 정부가 쓰는 돈이 연간 48억 달러나 되니 한국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라고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한국은 아직 협상도 시작 안 했다고 발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브루클린의 임대아파트에서 114.13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를 받는 게 더 쉬웠다”고 발언하는 등 물밑 갈등이 격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한미동맹이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정부의 친북·친중정책이 미국을 불편하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간 우리 정부는 북한과 중국과의 우호 다지기에 역량을 집중해 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된 제재 완화 문제를 두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고, 대중 견제를 위한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이나 중거리미사일 배치 등의 이슈에도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해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을 키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주의와 일본 중심의 동북아 전략, 동맹에 대한 비즈니스적 사고관 등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동북아시아 대륙에 미군 기지를 건설해주고 미국산 각종 무기를 구매해줬는데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미국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방위비 분담금 증액만 주장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서운함이 폭발했다는 논리죠.
결국 우리 정부는 미군기지 반환 카드를 꺼내 들며 ‘방을 빼라’는 공개적 압박까지 나섰습니다. 미국과 7, 8년이 지나도록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사안을 이 시점에 꺼내 들어 살얼음판 같은 한미 갈등관계를 녹이기는커녕 정면으로 대응한 셈입니다.
■한미동맹,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22일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해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한미동맹 강화 등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는데요. 회담 직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은 한미동맹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의 핵심축으로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양국 경제를 포함한 포괄적이고 호혜적인 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죠.
과연 우리 정부의 말처럼 한국과 미국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금가고 있던 동맹 관계를 회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요.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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