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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협상 조속 재개" 北 "트럼프 용단을"

■실무협상 놓고 기싸움 고조

김계관, 트럼프 결단력 추켜세우며

"先 핵포기 주장은 착각" 비판도

폼페이오 "만날 날짜 아직 못정해"

북미 협상, 내달에나 개최될 듯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에 조속한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한 데 대해 ‘대미협상의 베테랑’인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2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강조하며 응수했다.

유리한 고지에서 대화를 진행하기 위한 북미 양측의 기 싸움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이달 말 열릴 것으로 보였던 실무협상은 다음달에나 개최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고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대북) 접근방식을 지켜보는 과정에 그가 전임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대북 메시지를 내놓은 데 대해 미국에서도 북한의 반응이 있어야 관심이 높아지고 북미 간에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고비 때 김 고문의 담화를 통해 위기를 넘긴 바 있다. 그는 “미국은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전혀 해놓은 것이 없으며 오히려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고 대조선 제재압박을 한층 더 강화하면서 조미관계를 퇴보시켰다”며 “아직도 워싱턴 정가에 우리가 먼저 핵을 포기해야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선(先) 핵 포기’ 주장이 살아 있고 제재가 우리를 대화에 끌어낸 것으로 착각하는 견해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체제보장과 제재해제가 보장돼야 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UPI연합뉴스


김 고문의 담화는 실무협상 조기 재개를 요구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메시지가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발표한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의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북미)는 우리가 함께 만날 (실무협상) 날짜를 아직 갖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 팀은 그들(북한)과 만날 준비를 해왔다”며 조속한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 고문과 폼페이오 장관의 메시지를 보면 북미가 물밑접촉은 한 것 같다”면서도 “북미가 실무협상을 하는 데까지는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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