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이 다음달 10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할 예정인 가운데 미 정부가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자국 내 연기금과 기업들의 대중(對中) 투자를 금지하고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퇴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과 타임테이블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파급력이 큰 사안이라 실제로 추진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메가톤급 충격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 정부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대중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투자제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선 미 정부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덱스(MSCI)처럼 미국 기업이 관리하는 주가지수에 편입된 중국 업체에 투자 상한을 두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또 공적 연기금을 통한 중국 투자를 제한하거나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중국 기업을 상장 폐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논의에 긍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구체적인 작동계획도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제한과 상장 중국 기업 퇴출이 여러 옵션 중 하나”라고 전했다. 다만 미 재무부는 “지금은 상장을 막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투자제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앞서 27일 미국증시의 다우존스지수를 포함해 3대 지수가 최대 1%가량 하락한 데 이어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코스피200 야간선물이 전날 대비 0.48% 떨어진 270.45로 장을 마쳤다.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1,202원12전으로 1,200원을 넘어섰다.
/뉴욕=김영필특파원 이혜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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