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베이징 톈안먼광장 한복판의 인민혁명기념비에 헌화하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을 기념하는 국경절 주간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은 중국은 10월1일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 등 대대적 행사를 통해 미국을 위협하는 주요2개국(G2)으로 부상한 국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악화와 홍콩 시위 장기화로 공산당의 권위가 흔들리는 등 악재가 산적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행사 규모는 중국의 절박한 현실을 방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중국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가 훈장 및 국가 명예 칭호 시상식’ 연설에서 “영웅을 존경해야 영웅이 생긴다. 충성은 당과 인민의 사업을 위해 신념을 고수하고 중화민족의 부흥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국경절인 1일에도 직접 국민들에게 연설하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이른바 ‘중국몽’을 위해 분투하라하고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특히 1일 톈안먼광장에서 진행되는 열병식에서 총 1만5,000명의 병력과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41’ 등 첨단무기를 총동원해 사회주의 종주국이자 경제규모 세계 2위, 군사력 3위 대국의 위상을 만천하에 과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화려한 행사 이면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과 경기둔화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올 하반기에는 ‘바오류(保六·6% 이상의 경제성장)’가 깨질 것으로 예상되며 물가불안으로 서민들의 삶도 팍팍해졌다. 중국이 올 국경절 행사를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하기로 한 데는 안팎의 어려움을 가리고 중국의 힘과 자존심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지난 2012년 시 주석 취임 이후 올해가 가장 어려운 한 해”라며 “역대 최대·최고로 불리는 행사 규모에서 중국의 절박함이 묻어난다”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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