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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200세 시대가 온다]기술혁명에...젊음·건강도 부의 상징 되나

■토마스 슐츠 지음, 리더스북 펴냄





19세기 말 서구 국가들의 평균 수명은 40세였다. 하지만 100여년만에 인간의 수명은 그 두 배로 늘어났다. 10년 주기로 평균 4년씩 수명이 증가한 셈이다. 우리는 이미 ‘호모 헌드레드’라 불리는 100세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추세가 유지된다면 향후 100년 뒤에 인간의 평균 수명은 또다시 40세가 연장된다. 여기에 의학기술의 급속한 발전 가능성을 감안하면 인류는 200세 시대를 좀 더 빨리 맞이할지도 모르겠다.

언뜻 보기에 기이한 소리 같지만 이런 움직임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인간은 태어나 병들고 늙어 죽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여겨왔다. 역사적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 많은 시도들은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첨단 의학에 정보기술(IT)이 더해지면서 질병은 물론 죽음까지도 막을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장밋빛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미래기술의 산실인 미국 실리콘밸리가 있다. 이곳 연구자들은 생명 연장이 기술적 문제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기술 앞에서는 질병은 물론 죽음까지도 바로잡을 수 있는 오류라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선두기업들은 유전학, 생물학, 로봇공학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암과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각종 신약과 기술을 임상 실험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런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인류의 삶과 세상은 혁신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AI 주치의가 건강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병이 발생하기도 전에 처방을 내리고, 태어나기도 전에 유전자 치료를 받으며 장기는 부품처럼 대체돼 수명은 한없이 연장될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신간 ‘200세 시대가 온다’는 실리콘밸리를 통해 의학적 발전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설명하고 수명연장의 미래를 조망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직면할 새로운 기술들이 인간의 삶을 통째로 뒤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불치병이 정복되고 맞춤 아기가 가능해지는 시대, 장기를 갈아 끼우면서 인간이 200세 넘게 살게 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정치·경제·사회를 넘어 인류 자체를 바꿔버릴 거대한 혁명 앞에서 우리가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실리콘밸리 지사 편집장인 저자는 지난 10여 년간 실리콘밸리 투자 거물들과 연구자, 의학자, 윤리학자와 진행한 150여건의 인터뷰를 통해 의학 연구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는 의학 개발이 지금처럼 흘러가버린다면 발전의 모든 혜택은 고학력 엘리트와 부자들, 일부 대기업이 고스란히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젊음과 건강마저 부의 상징이 되어버리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1만8,000원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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