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나이 63세의 은퇴자 다섯 명이 전문가이드의 도움 없이 동남아 배낭여행을 하면서 각종 난관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은 여행기가 출간됐다.
‘북랩’이 또래 은퇴자 3인과 의기투합해 한 달간 동남아 배낭여행을 떠난 조남대·박경희 부부의 ‘배낭여행은 처음이라서’를 펴냈다.
함께 여행을 떠난 이 다섯 명은 배낭여행은 처음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해외 경험은 패키지여행과 출장이 전부였기에 가이드 없이 떠나는 자유 배낭여행은 모험이었다.
특히 나이와 건강이 걱정이었다. 저자 조남대는 수술을 받은 다리가 완치되지 않은 상태였고 다른 이들 역시 불편한 잠자리와 교통수단을 몸이 견뎌낼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원하는 때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는 배낭여행의 자유로움은 이들을 도전하게 만들었다. 어떤 일이 생기든 일단 부딪쳐 보기로 했다.
예상했던 대로 여행은 사건과 실수의 연속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출국할 때부터 돌아오는 티켓이 없어 애를 먹었고 저렴한 방을 찾느라 새벽길을 헤매기도 했다. 비행기로 1시간인 거리를 배로 3일 걸려 돌아가기도 했다. 동남아에서 사기와 바가지 요금은 일상처럼 겪었다. 젊은이들이나 해볼 법한 ‘사서 하는 고생’을 은퇴 후 하게 된 것이다.
가장 큰 고비는 미얀마 국경에서 찾아왔다. 미얀마의 불안정한 국내 정세 때문에 여행 팀이 나뉘게 된 것이다. 미얀마행을 고수한 저자 부부와 태국 잔류를 결심한 여행 동료들은 헤어지게 됐다. 단 둘이 위험한 나라에 입국하는 데 대한 불안감과 같이 가주지 않는 동료들에 대한 서운함을 애써 가라앉혀야 했다.
하지만 불안함을 안고 도착한 미얀마의 인레 호수는 평온했다. 바간에서는 수십 개의 벌룬과 함께 장관을 이룬 일출도 볼 수 있었다. 쌀국수와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에는 스스로 해낸 여행에 대한 뿌듯함을 느꼈다. 우여곡절 끝에 이들은 ‘베트남 → 라오스 → 태국 → 미얀마 → 태국’ 순서로 한 달 일정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저자 부부는 “환갑이 넘은 퇴직자 다섯 명의 배낭여행기를 읽은 독자들은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라며 나이에 상관없이 도전할 것을 권유했다.
33년간 공무원으로 근무한 조남대는 정년퇴직 후 수필가로 등단했다. 저서로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 여행’, ‘두 엄마와 함께한 보름 동안의 행복 이야기’가 있다. 저자 박경희는 이 책들을 남편 조남대와 함께 썼다. 1만5,800원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