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긴장 하나도 안 하는데 한국 올 때마다 잘 치고 싶어서인지 이상하게…. 그래도 오늘은 잘했어요.”
4일 경기 후 만난 재미동포 노예림(18·하나금융그룹)은 “어제(3일)보다 아이언 샷이 훨씬 나아졌다. 18개 중에서 16개 정도를 그린에 보냈다”며 밝게 웃었다.
노예림은 이날 인천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 오션코스(파72·6,557야드)에서 계속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작성하며 5언더파 67타를 쳤다. 첫날 3오버파에 그쳤지만 이틀 합계 2언더파 공동 16위로 가볍게 3라운드에 진출했다. 10언더파 단독 선두 장하나와는 8타 차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7언더파로 신인 이가영과 함께 공동 2위다.
노예림은 한 달 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1타 차로 준우승해 화제를 모았다. LPGA 투어 공식 데뷔도 하기 전에 월요 예선을 거쳐 나갔는데 우승할 뻔했다. 후원사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를 마치고 곧바로 미국 플로리다로 날아가 LPGA 투어 수능 격인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치른다. 노예림은 “내년에는 당당히 LPGA 투어 멤버로 이 대회에 나오고 싶다. 그전에 우승도 한 번 하면 더 좋겠다”며 웃어 보였다.
매력적인 외모와 175㎝의 큰 키에서 나오는 250~260야드 장타로 인기몰이 중인 노예림은 이날도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녔다. 경기 후에도 사인을 해주느라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스윙 템포를 늦추라는 아버지의 팁이 큰 도움이 됐다는 노예림은 페어웨이 안착률 92%, 그린 적중률 83%, 퍼트 수 28개로 모든 면에서 아귀가 잘 맞았다. LPGA 투어 대회로 같은 코스에서 치러진 지난해보다 총 280야드가량 코스가 길어졌지만 드라이버 샷 캐리(날아간 거리)에 자신 있는 노예림에게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는 “목표라면 남은 이틀도 오늘처럼 차분하게 경기하는 것뿐”이라며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2m 안쪽 퍼트를 계속 보완하겠다”고 했다.
한편 첫날 1오버파를 친 김아림은 이날 이븐파를 적은 뒤 기권했다. 김아림은 1라운드 7번홀(파5)에서 벙커에 박힌 볼을 들어 자신의 볼인지 확인한 뒤 모래를 다지고 그 위에 볼을 놓아 논란이 됐다. 모래를 다졌다면 2벌타를 받아야 하지만 경기위원이 지적하지 않아 그대로 벙커 샷을 했다. 김아림 측은 “대회와 투어에 피해를 준 것 같아 책임을 지고 기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