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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후보? 여성 작가?...'노벨의 뮤즈'는 누굴 택할까

<한림원 '2019 노벨문학상' 10일 발표>

미투·심사결과 유출로 연기된

2018년 수상자까지 선정 예정

시옹오·하루키 등 몇년째 거론

여성으론 애트우드·오츠 유력

왼쪽부터 응구기 와 시옹오, 무라카미 하루키, 이스마일 카다레 순./사진=연합뉴스




노벨문학상은 노벨상 가운데서도 대중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분야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스웨덴 한림원 내 미투 파문과 심사결과 유출 논란으로 발표가 연기된 2018년 수상자까지 2명이 함께 발표될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젠더 이슈’와 주최 측의 ‘공정성 논란’까지 모두 덮을 수 있는 수상자는 누가 될까.

스웨덴 한림원에 따르면 2019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오는 10일 오후 8시(한국시간)에 발표될 예정이다. 두 명의 수상자가 한꺼번에 발표되기는 지난 1974년 이후 45년 만이다. 노벨문학상 118년 역사에서도 단 4번만 공동수상자가 나왔다. 그동안 노벨문학상 선정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예상하기 어려웠다. 올해는 심사결과 사전 누출 의혹이 불거진 영국 도박사이트 ‘래드브룩스(Ladbrokes)’마저 예상 후보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을 앞두고 심사위원 남편의 미투 논란에 휩싸이며 수상자 발표를 포기하는 수난을 겪었다. 이 때문에 출판업계는 한림원이 과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누구나 인정할만한 단골 유력 후보나 여성 작가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역대 단골 후보로는 케냐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미국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 정도가 손꼽힌다.

하루키는 누가 뭐래도 가장 강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다. 마지막 수상인 2017년에도 하루키는 최상위권 후보로 올랐다. ‘노르웨이의 숲’ 등 다수의 작품이 전 세계에서 흥행하면서 대중성을 지니고 있고, 프란츠 카프카 문학상 등 여러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다만 직전 수상자인 이시구로가 일본계 영국인이라는 점에서 ‘올해도 하루키는 어렵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중 같은 국가 출신이 연속으로 수상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근 몇 년째 유력후보 1·2위를 다퉈온 시옹오도 유력후보이다. 그는 1977년 신식민주의자 문제를 파헤친 역작 ‘피의 꽃잎들’을 발표한 뒤 독재 정권에 의해 투옥됐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에 머물며 ‘까마귀의 마법사’ 등을 펴내 로터스 문학상, 노니노 국제문학상, 미국 비평가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과는 2016년 박경리 문학상을 수상하며 인연을 맺었다. 아프리카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는 200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작가 존 맥스웰 쿠치가 마지막이다. 그런 점에서 시옹오의 수상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시야를 조금 넓혀보면 알바니아 ‘문학대사’로 평가받는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와 1988년 이래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시리아 출신 작가 아도니스,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고도 자국에서 주요작품 대부분이 금서로 찍힌 중국 작가 옌롄커(閻連科)도 있다. 이 중 카다레는 박경리 문학상을 수상을 위해 조만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만큼 한국인들 기대도 받고 있다.

지난해 미투 파문을 겪은 한림원이 페미니즘 물결에 부응해 여성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력 후보로는 캐나다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와 미국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가 꼽힌다. 애트우드는 남성 중심 사회를 다룬 작품을 통해 캐나다 최초의 페미니즘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순수 문학뿐만 아니라 평론, 드라마 극본, 동화 등 다방면에 걸쳐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0년 맨부커상 수상 등 각종 국제수상이력도 갖추고 있다. 오츠는 현대 미국 문학을 이끄는 대표적인 여성 작가이다. 성별을 떠나 노벨문학상 만년 유력후보이기도 하다. 다만 2016년 수상자가 미국 가수 밥 딜런이라는 점에서 또다시 미국 작가가 선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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