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신입생 모집조차 안되는 특성화고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일선 학교로 출근에 나선다. 직접 학생과 교사들을 만나 해결책을 찾겠다는 것인데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0일 서울시교육청은 조 교육감이 21일부터 25일까지 닷새 동안 특성화고인 동대문구 휘경공업고, 은평구 선일이비즈니스고, 노원구 경기기계공고로 출근한다고 발표했다. 직접 특성화고 학생과 교직원을 만나 학교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조 교육감이 일선 학교로 출근하는 것은 작년 11월 일반고인 인헌고등학교 방문 이후 두 번째다. 교육청은 “행정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해 차후 특성화고 발전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교육감의 현장 방문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 특성화고 인기 하락의 주원인은 구직 한파 때문으로 꼽히는데 이러한 문제는 행정 책임자의 방문으로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 70개 특성화고 가운데 54%인 38개교가 신입생 모집 때 입학 지원자가 모집정원보다 적었다. 2017년 54.7%에 달하던 서울 지역 특성화고 취업률이 올해 37%까지 추락하면서 인기가 떨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청은 조 교육감이 특성화고를 찾아 방문 기간 동안 노동 인권 교육과 글로벌 시민 교육 등 특별수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겪고 있는 구직난 문제와는 동떨어진 강의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재지정 취소한 자율형사립고 학생들과의 면담은 거부한 조 교육감이 특성화고로 등교하는 것을 두고도 이중적 행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재지정 취소 문제로 지역 내 8개 자사고와 법적 갈등을 겪고 있는데 해당 학교 학생들은 학생 청원을 통해 자사고 폐지를 취소해달라며 조 교육감에게 면담을 신청했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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