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 문제에 대해 “북측이 요청을 할 경우에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 남북합의 정신, 금강산관광 재개와 활성화 차원에서 언제든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정부로서는 북측의 의도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북한 매체에 보도된 금강산관광지구 시찰에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변인은 ‘정부가 먼저 협의를 제안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일단 지금으로서는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된 것이기 때문에 의도와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일단 남측에서 먼저 공식 협의를 제안하기보다는 간접적인 채널 등으로 북한의 발언 의도 등을 파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변인은 “다각도로, 북측의 의도라든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파악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통지문 발송 등으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북한이 실제로 시설 철거에 들어갈 경우 할 수 있는 조치가 있느냐는 지적에는 “북측의 조치에 대해서 예단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직접적 답변을 피하면서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2008년 7월 남측 관광객인 고(故) 박왕자씨 피격사망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후 2010년 남측 자산을 몰수(정부 자산) 또는 동결(민간 자산)했지만,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개별관광은 일단 신변안전보장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신변안전보장 여부에 따라서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남북 정상의 평양 공동선언에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는 조항이 담긴 것을 거론하며 “그런 선언의 이행 취지와 의지를 가지고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며 “대화를 통해서 계속해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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