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크스 대전’을 앞둔 우승 후보들의 각오는 둘로 나뉜다. ‘굳히기’와 ‘좁히기’다.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은 거의 매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타이틀 경쟁의 클라이맥스를 담당해왔다. 지난 2014년 김효주가 이 대회를 통해 최소 2관왕을 확정했고 2015년 전인지, 2016년 박성현은 이 대회에서 상금왕 주인공으로 결정됐다. 이정은은 2017년 대회 준우승으로 상금왕을 확정하며 최소 2관왕을 결정지었다. 지난해에는 이소영의 다승왕 타이틀이 확정됐다.
31일부터 나흘간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 골프클럽 동·서코스(파72· 6638야드)에서 펼쳐지는 2019 SK네트웍스·서경 클래식(총상금 8억원)도 올 한 해 농사를 결정하는 분수령이다. 시즌 4승의 최혜진(20·롯데)은 이번 대회에서 대상(MVP)과 다승왕 2관왕을 확정할 수 있다. 대상 포인트 504점을 누적해 455점의 2위 박민지(21·NH투자증권)에 49점 앞서있는 그는 이번 대회 우승에 걸린 포인트 60점을 얻으면 남은 1개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대상을 차지한다. 시즌 5승이면 현재 3승의 임희정(19·한화큐셀)이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해도 최혜진을 따라올 수 없다. 지난 시즌 신인상과 대상을 수상한 최혜진은 2년 연속 다관왕으로 국내 ‘넘버원’ 지위를 공인받게 된다. 박빙의 평균타수 1위(70.47타)이자 약 1억200만원 차의 상금 2위라 ‘싹쓸이’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혜진은 대상·다승·평균타수 부문에서는 굳히기, 상금 부문에서는 좁히기를 노린다.
반대로 박민지는 시즌 2승째로 대상 포인트를 515점으로 늘리고 그 사이 최혜진이 부진해 포인트를 보태지 못하면 곧바로 역전에 성공한다. 3년 차에 데뷔 첫 타이틀 획득을 눈앞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160㎝가 될까 말까 한 체구로도 멀리 똑바로 치는 박민지는 단점이 안 보이는 경기력이 자랑이다. 열흘 전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고 지난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세계랭킹 1위 고진영 등과 함께 공동 9위에 오르는 등 최근 흐름도 좋다.
2승의 이다연(22·메디힐)은 평균타수 3위에서 좁히기를 노린다. 현재 70.61타로 선두 최혜진과 0.1424타 차다. 남은 기간 역전은 어려울 수 있지만 지난 시즌 자신의 기록인 70.66타에서 얼마나 더 줄일 수 있을 지도 관심이다. 4년 차인 이다연은 매 시즌 더 낮은 평균타수를 기록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신인상 경쟁 역시 이번주 하이라이트를 맞는다. 현재 조아연(19·볼빅)이 2,578점으로 1위, 임희정이 301점 차 2위인 가운데 이번 대회 우승에 걸린 신인상 포인트는 270점이다. 시즌 최종전 우승 포인트는 230점이기 때문에 조아연은 이번 대회 순위가 임희정에게 크게 뒤지지만 않으면 신인상 타이틀을 확정한다. 물론 임희정은 포기할 생각이 없다. 이번주 우승권에 들어 격차를 바짝 좁히면 마지막 대회까지 대역전 기회를 살려놓을 수 있다.
/서귀포=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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