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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슈화 됐지만... 더 꼬인 탄력근로제

정기국회 논의 대상 올랐지만

법안소위 일정조차 잡지 못해

노동계 "총파업 불사" 예고 속

정부는 "국회 논의뒤 대책 마련"

김명환(왼쪽 네번째) 민주노총 위원장과 16개 산별노조 대표들이 29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반대하며 투쟁 계획을 밝히고 있다. /변재현기자




탄력근로제 개편안이 지난 2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논의와 4월 법안 제출 당시에 이어 정기국회에서 다시금 이슈의 중심에 섰지만 국회 안팎을 둘러싼 상황은 더 녹록지 않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는 오는 11월 총파업까지 불사하며 탄력근로제 반대 투쟁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며 국회는 특별연장근로·선택근로제 등 다른 유연근로제까지 논의 대상에 올렸다. 정부는 내년 1월 300인 미만 사업장의 주 52시간제 적용을 앞두고 꼭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나 11월까지 처리가 안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부담은 날로 커질 판이다.

29일 국회와 고용노동부·노동계 등의 말을 종합하면 탄력근로제 개편안이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논의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법안소위 일정은 여전히 정해지지 않았다. 개정안은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고 하루 11시간의 휴식을 의무적으로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환노위의 한 관계자는 “이달 중 법안소위 일정이 잡히기는 어려워 보이고 환노위 전체회의가 예정된 다음달 7일 이전에 여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31일 본회의 전 논의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11월 중 논의를 재개해도 원활히 진행되지는 않을 듯하다. 야당이 탄력근로제 외 다른 유연근로제도 같이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날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산업현장의 애로를 해소하고 근로시간 단축을 연착륙시키기 위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1년 연장 안과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특별연장근로 확대에 대해 해법을 찾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특별연장근로의 인가 요건을 완화하는 법안을,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선택근로제의 정산기간을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논의할 대상이 늘어날수록 해법을 찾는 데도 시간과 노력이 더 들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응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탄력근로제 외의 유연근로제 확대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주 52시간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 기조와 의지는 흔들리지 않고 가겠다”고 했고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탄력근로제) 법안이 입법돼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탄력근로제 개편안은 노사정이 경사노위에서 일부 위원의 해촉 후 재구성까지 하는 극약처방 끝에 의결했기에 포기하기 어렵다. 경사노위 참여 주체 중 하나인 한국노총은 탄력근로제 이외 다른 안을 논의하면 사회적 대화에 참여를 포기하겠다고까지 말한다.

게다가 탄력근로제 개편안조차 반대하는 민주노총은 총력투쟁을 선언해 앞으로의 전망을 더 불투명하게 만든다. 민주노총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매년 전태일 열사의 기일을 맞아 여는 전국노동자대회를 다음달 9일 국회에서 10만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김명환 위원장은 “장시간 노동의 고착화를 확대하는 탄력근로제를 저지하고 노동3권을 무력화하는 행위에 맞설 것”이라며 “개악을 시도한다면 11월 말, 12월 초 16개 산별노조와 함께 총파업 총력투쟁으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박준호·변재현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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