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20·롯데)은 타이틀 싹쓸이에 제대로 가속도를 붙였고 이틀 연속 이어진 홀인원과 샷 이글 쇼가 대회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여기에 내년 시드(시즌 출전권) 유지에 사활을 건 선수들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신인상 경쟁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랐다.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역대급 관전 포인트로 무장하고 ‘주말극장’에 돌입했다.
1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 골프클럽(파72·6,638야드)에서 계속된 서울경제 클래식 2라운드에서 최혜진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 이틀 합계 10언더파의 단독 선두에 올랐다. 공동 2위 박지영, 나희원과 1타 차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최혜진은 첫 네 홀에서 버디 3개로 3타를 줄이며 무섭게 치고 올라갔다. 1번홀(파4) 그린 밖에서 친 먼 거리 퍼트가 버디로 연결될 때부터 느낌이 좋았다. 자칫하면 한참 지나갈 상황이었는데 깃대를 맞고 쏙 들어갔다. 3번홀(파4) 버디도 그린 밖에서 넣은 것이었다. 9번홀부터는 9홀 연속 파를 적은 뒤 마지막 18번홀(파4)의 100m 남짓한 거리에서 핀에 잘 붙여 탭인 버디를 잡았다. 최혜진은 이 버디로 공동 선두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갔다. 앞서 여러 차례 보기 위기에 직면했지만 1~2m 파 퍼트를 다 넣은 뒤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신인상과 대상(MVP)을 탄 2년 차 최혜진은 올 시즌에 한발 더 나아가 전관왕을 노리고 있다. 대상 포인트(504점), 평균타수(70.47타), 다승(4승) 1위고 상금랭킹은 1위와 약 1억200만원 차의 2위다. 이번주 우승상금 1억6,000만원이면 재역전에 성공한다. 다음주 시즌 최종전에서 상금왕 타이틀 획득이 수월해진다.
홀인원 릴레이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지난달 31일 1라운드에서 조윤지가 홀인원을 터뜨린 5번홀(파3)에서 2라운드에는 임희정이 티샷 한 번으로 홀아웃했다. 5번홀은 상품이 걸리지 않은 곳이라 홀인원 상품들은 그대로 있다. 17번과 14번홀 최초 홀인원 선수에게는 각각 기아자동차 K9 차량과 뱅골프코리아 아이언 세트(1,000만원 상당)가 주어진다. 2라운드에는 홀인원 포함 5개의 이글이 폭죽처럼 터지기도 했다.
2년 전 이 대회 챔피언인 김혜선이 치고 올라온 것도 눈에 띈다. 1라운드에 1오버파 공동 54위였던 그는 버디만 5개를 잡는 불꽃타를 휘둘렀다. 67타는 이날 나희원과 함께 가장 좋은 타수다. 60대 타수를 12개 라운드 만에 칠 정도로 올 시즌 부진했던 김혜선은 우승의 기억을 서서히 떠올리고 있다. 이틀간 4언더파로 공동 8위에 올라 있다.
2017년 대회를 앞두고 상금랭킹 56위로 다음 시즌 시드 유지가 불확실했던 김혜선은 이 대회에서 데뷔 첫 우승을 거둬 2년 시드를 확보했다. 올 시즌으로 시드가 만료되는데 현재 상금 65위라 이번 대회에서 무조건 상위권에 올라야 한다. 시즌 종료 시점에 60위 밖에 있으면 1부 잔류를 놓고 껄끄러운 시드전을 치러야 한다. 이날 페어웨이와 그린을 한 번씩밖에 놓치지 않을 정도로 절정의 샷 감각을 뽐낸 김혜선은 “2년 전에는 그래도 50위대라 조금은 안정적인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정말이지 마음을 비우고 나왔다”고 말했다.
전날 2위였던 상금 62위 김우정은 8타를 잃고 40위권으로 떨어져 시드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안송이는 신인상 포인트 2위 임희정과 함께 6언더파 공동 4위에서 10년 차에 첫 우승 희망을 키웠다.
/서귀포=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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