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촉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가 본격화되며 트럼프 대통령 측과 민주당의 대립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백악관 관리 4명은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의 증언 요구에 불응했고 민주당은 주요 증인들의 증언을 처음 공개하며 탄핵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원 정보위원회는 이날 백악관 관리 4명에게 증언을 요청했지만 이들은 출석하지 않았다. 증언 대상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의 보좌관인 로버트 블레어를 비롯해 백악관 법률부고문이자 국가안보회의(NSC) 수석변호사인 존 아이젠버그, NSC 차석 변호사 마이클 엘리스, 브라이언 매코맥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천연자원·에너지·과학 담당 부국장이다. 하원에서는 의회가 이미 승인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집행을 백악관이 왜 보류했는지를 들을 계획이었다. 백악관 관리들의 소환 불응에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적인 헌법상 의무를 방해하는 증거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민주당은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전직 수석보좌관 마이클 매킨리의 증언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했다. 우크라이나 압박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다 지난 5월 경질된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자신에게 해를 입히려는 공작을 꾸미고 있다는 경고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매킨리 전 보좌관은 요바노비치 전 대사가 갑자기 물러나게 되자 “이런 상황은 용납되면 안 된다”며 폼페이오 장관에게 지지 성명을 내자고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녹취록 전문을 공개한 하원 3개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국민들은 위원회가 수집한 증거를 직접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공화당은 민주당에 유리하게 선택된 소수의 증언만이 아니라 모든 증인의 증언을 공개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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