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040년까지 탈석탄’ 달성 공약을 제시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목표로 잡은 2050년보다 10년 앞당긴 것이다. 하지만 산업계에선 인공지능(AI) 산업의 성패가 전력 확보에 달린 상황에서 서둘러 석탄발전을 중단해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후보는 지구의 날인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폐쇄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로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2035년 이후 로드맵도 빠르게 재정립하겠다”며 탄소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2050년을 탈석탄 달성 시기로 잡은 가운데 이 같은 목표를 10년이나 당긴 것이다.
탄소 중립, 온실가스 감축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AI 기반 사회’를 중시하는 현재로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 역시 AI 100조 원 투자를 골자로 한 산업 육성책을 발표한 가운데 AI 구동에 필요한 전력 수급 계획을 제시하기도 전에 석탄발전 폐쇄를 주장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것이다. 특히 이 후보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필요한 원전 정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대로면 석탄발전소의 가동 연한은 통상 30년가량이지만 영흥5·6호기는 이보다 4년 일찍 폐쇄해야 한다. 삼척블루파워1·2호기는 수명 절반도 못 채우고 폐쇄할 위기에 놓인다. 충분한 전력 확보가 불투명한 데다 가동 중인 발전소를 조기 폐쇄하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라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이 후보 측도 문재인 정부 당시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함께 추구하는 ‘에너지 믹스’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한다는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지만 서둘러 원전을 폐쇄하기보다는 원전도 함께 유지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AI 산업에 필요한 전력의 총량은 확보하되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이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을 잘 활용해 최대한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자는 것이 현재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는 “2028년 제3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유치로 환경분야에서도 세계에 모법이 되는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탈 플라스틱 선도 국가로 만들겠다면서 “말 그대로 ‘알맹이’만 팔아서 쓰레기를 줄이는 ‘알맹상점’처럼 국민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순환 경제 거점 인프라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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