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6일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유대를 강조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22일 자정)를 앞둔 시점임에도 스틸웰 차관보는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이는 한일관계라는 특수성을 미 국무부도 잘 알고 있는 만큼 국내 여론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미 국무부의 키이스 크라크 경제차관과 스틸웰 차관보를 함께 접견했다.크라크 차관과 스틸웰 차관보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뒤 전날 한국에 들어왔다.
강 장관은 스틸웰 차관보에게 한미가 지난 2일 미국 인도·태평양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 간 협력 동향을 망라한 ‘설명서’(Fact Sheet)를 마련한 것에 대해 “중요한 결과물”이라며 “매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설명서 자료를 국무부 홈페이지 공지 등을 통해 공개하면서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 간 협력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공동성명’(Joint Statement)이라는 제목을 추가로 붙였다가 이후 홈페이지 게재내용을 수정해 ‘공동성명’을 ‘공동설명서’(Joint Fact Sheet)로 변경했다. 이는 에너지·인프라·디지털경제·인적 역량 강화 등 한미 간의 협력 과제를 총망라한 것으로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에 한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에 스틸웰 차관보는 “동의한다”면서 “우리가 거의 독립적으로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동맹의 세계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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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은 크라크 차관에게는 “무역과 투자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간) 경제적 유대가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 방문했는데,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통해 (경제적 유대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크라크 차관은 “이를(한미 경제적 유대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게 돼 매우 흥분된다”면서 “당신들은 오랫동안 최고의 파트너이자 동맹이었다”고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는 강 장관과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을 연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말해왔듯 한미 관계와 동맹은 인도·태평양지역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linchpin)”이라며 지소미아 압박보다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기여를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만남을 거론하며 “이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주시하는 과정에서 고무적인 신호(encouraging sign)”라고 호평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외교부를 방문한 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NSC) 2차장 등과 만나 지소미아와 한국의 인도·태평양전략 기여방안,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한미 간의 주요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크라크 차관은 강 장관 예방에 이어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4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진행한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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