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의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자니네 아녜스가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아녜스는 14일(현지시간) 오전 수도 라파스의 대통령궁인 케마다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볼리비아의 안정을 되찾기 위해 조속히 대선을 치르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야당 소속 상원 부의장인 아녜스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대선 부정 시비 속에 지난 10일 퇴진 의사를 밝힌 후 다수 여당 사회주의운동(MAS)의 불참 속에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여권 지지자들의 반발 속에서도 그는 내각을 속속 임명해 과도 정부를 구성했고,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지지를 받았다. 다만 여전히 의회 다수인 MAS가 아녜스 임시 대통령 취임은 물론 모랄레스의 사임안도 처리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 볼리비아 내부에선 정통성 논란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날 아녜스는 MAS의 새 대선 참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MAS는 대선에 출마할 모든 권리가 있다. 후보를 물색하길 바란다”며 “다만 모랄레스와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전 부통령은 출마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여권은 군이 모랄레스 퇴진을 종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쿠데타’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녜스는 “볼리비아의 유일한 쿠데타는 (대선일인) 10월 20일 일어났다”며 대선 부정 시도가 오히려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