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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미동맹]"북핵협상 과정서 韓안보 뒷전으로 밀려선 안돼"

<5>북미협상 앞에서 작아지는 동맹

시리아 철군 결정 사례서 보듯

美 이해득실로 동맹 판단 우려

중러 사이에 낀 韓 위기 올수도

“지정학적 지각판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의 신뢰뿐 아니라 제2차대전 후 미국이 고취했던 민주 가치와 동맹 구조 등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프레더릭 켐프 회장은 최근 CNBC 기고에서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군을 앞당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과 시리아 내 쿠르드 동맹의 포기로 인한 진동을 느낄 수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시리아 철군 결정 이후 경제적 득실 여부에 따라 동맹 관계를 맺을 수도, 끊을 수도 있는 트럼프식 동맹 철학으로 지정학적 지각판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다.

최근 다시 고조되고 있는 북미 간 실무협상의 급진전 분위기는 반가운 일이지만 점점 간격이 벌어지고 있는 한미 동맹 관계를 고려하면 마냥 박수 치기 힘든 상황이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에 적극적인 북미 대화 재개 신호를 보내면서도 우리 정부에는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를 압박하며 협상은커녕 대화의 문조차 닫아버리는 모습이다. 북미 대화 시한으로 내세운 연말을 앞두고 전형적인 ‘통미봉남’ 전략을 고수하며 미국과 한국에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해외 전문가들은 한반도 전략에서 미국의 태도가 변화 기미를 보이면서 한반도 주변 지정학적 지각판이 흔들릴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에 도전하는 러시아와 중국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시리아 철군 결정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한반도 안보 전략의 필수 요인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위한 선택적 결정 사안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발을 빼는 미국을 대신해 터키와 시리아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고 중국은 글로벌 확장 정책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내세우며 중앙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에서 영향력 확대에 혈안이 돼 있다.



전문가들은 북미 협상을 둘러싼 한반도의 지정학적 역학 관계 변화가 자칫 중국과 러시아에 사이에 낀 한국에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반도에서 주도권 확대를 노리는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강국의 역학 관계를 고려하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북핵 협상 노력 속에서 국가 안보와 한미 동맹의 가치가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켐프 회장은 “중국과 러시아 등 미국에 도전하는 국가들이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립하고 어지러운 미국에 맞서 이득을 가속하기 위한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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