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1일 현역의원의 절반가량을 컷오프하는 등 내년 총선을 겨냥한 파격적인 인적쇄신안을 내놓았다.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의 단식과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으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무기한 단식 돌입 등을 앞세워 공천 과정에서 과감한 ‘물갈이’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불출마 선언 등 자의적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는 만큼 강제적 인적쇄신에 나선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8면
박맹우 한국당 총선기획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선기획단 회의 결과 21대 총선에서 현역의원의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개혁공천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교체율을 높이기 위해 현역의원 3분의1 이상을 컷오프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출마 의사가 있는 현역의원 중 3분의1을 쳐내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과 비례대표를 포함해 절반 이상을 새 인물로 공천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지역·비례대표를 포함한 한국당 의원은 총 108명이다. 지역구 의원 91명이 컷오프 대상에 오르고 이 가운데 최소 30명이 공천 후보군 대상에서 원천 배제된다. 이들을 포함해 의원 절반이 인적쇄신을 위해 물갈이되는 것이다. 한국당은 컷오프 기준 등을 조만간 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당무 감사 결과와 교체지수, 경쟁후보와의 경쟁력 등을 계량화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단장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2020 시대정신, 국민의 여망, 많은 국민이 쇄신과 혁신을 바라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황 대표에게도 이를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앞서 전날 단식농성에 돌입하면서 “당을 쇄신하라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저에게 부여된 칼을 들겠다”며 강도 높은 인적쇄신을 예고한 바 있다.
/안현덕·구경우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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