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간호사관학교(이하 ‘국간사’)에 다니는 남생도들이 카카오톡 대화방(단톡방)에서 여동기 ·여선배 생도들을 성희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여생도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학교가 가해자를 피해자와 분리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군인권센터는 25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센터가 확보한 단톡방 캡처 사진에 따르면 성희롱·여성혐오 대화에 참여한 주 가해자는 국간사 3~4학년에 재학 중인 남생도 11명이다.
단톡방에는 동기 여생도와 훈육관 이름을 언급하며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하거나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
단톡방 캡쳐본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초까지 나눈 대화로 여생도들이 학교에 문제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러나 학교는 대화에 주로 참여한 남생도 11명 중 단 한명만 퇴교 조치하고 나머지는 근신 4~7주 징계에 그쳤다. 근신 징계를 받은 생도들 또한 수업 등 기본 생활을 그대로 하면서 주말 등 기타 시간에 반성문을 쓰는 게 징계의 전부라는 게 센터 측 주장이다.
아울러 징계 과정에서 피해 여생도의 신고를 받은 훈육관이 오히려 문제 제기한 여생도들에게 “동기를 고발해서 단합성을 저해하려는 너희가 괘씸하다”며 가해자를 두둔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근신 중인 가해 생도에게 훈육관이 커피와 도넛 등을 사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 측은 “육군·해군·공군의 경우 여생도가 10%로 수적으로 소수자에 위치한 반면 국간사는 남생도가 10%”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여생도들을 손가락질하고 욕을 한 게 확인됐는데 (가해 남생도들을) 처벌 안 한다면 이들이 장교로 임관해 여생도들에 어떤 마인드를 갖고 근무할지 추측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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