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계가 하이브리드카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일본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약 30%(22만대)나 증가했다. 중국 내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계의 점유율은 99%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 증가 덕에 도요타·혼다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매출도 4.3%나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기차 충천 인프라가 부족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일본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일본차들이 인프라 미비로 전기차로 옮겨가지 못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 자동차 비중을 늘리고 현지생산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것도 판매증가의 이유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 친환경자동차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한 도요타 코롤라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이 14만∼17만6,000위안으로 일반 내연기관 모델(10만8,000∼16만 위안)과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
이 같은 실적은 중국 자동차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당국의 환경규제 강화 및 보조금 폐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판매부진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중국 내 합작법인 지분을 매각하거나 공장 가동률을 낮추며 중국 리스크를 줄여가고 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은 중국 충칭창안자동차와 함께 설립한 현지 합작법인 지분의 절반을 매각하기로 했다. 창안자동차는 이달 초부터 합작법인 보유지분을 넘길 구매자를 찾고 있다고 규제당국에 신고했다. 매각 지분 규모는 약 163억위안(2,730억원)으로 추정된다. 앞서 미국 포드자동차 합작법인도 충칭 공장의 조업을 일시 중단하는 방법으로 인력을 감축했다./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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