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칼이 저출산에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까지 저조한 가장 큰 원인은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선입견 때문입니다.”
마팔다 두아르뜨 레이타웅 리스본대학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의무 출산 휴가 이외에 30일간의 100% 휴직 급여가 제공되는 육아휴직 사용자 비율이 낮은 것은 사회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남성 육아휴직 제도가 도입된 2009년 이후 휴가 사용자 수는 증가세지만 아직도 대상 남성의 35.3%(2017년 기준)만이 사용하는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레이타웅 연구원은 “여성은 넉달 이상의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데 남성은 정부가 지급하는 30일의 유급 육아휴직 사용자 수도 30%에 머물고 있다”며 “법적으로 남녀의 출산·육아휴직에 따른 차별 금지법이 있지만 이런 현상이 고착화 될 수록 여성의 경제참여율 저조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100% 월급을 지원하는 25일간의 남성의 출산 휴직 참여율은 70%를 넘는 것과 대조적으로 30일간의 육아휴직(정부 100% 지급) 참여자의 비율이 30%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제도와 사회 문화적 인지가 충돌을 빚는 것”이라며 “이 같은 문화충돌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은 법을 통한 강제성을 띠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육아휴직 동안 입게 될 경제적 손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법과 제도, 사회문화적 인식 간의 충돌 현상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포르투갈은 월급 100%를 지원하는 출산 및 육아휴직으로 여성에게 4~5달, 남성에게는 2달 정도를 허용하는 데 이어 남녀 각각 추가로 3개월 간의 육아휴직(월급 25% 지원)을 제공한다.
관련기사
그는 “남성이 월급 100%를 지급 받을 수 있는 30일간의 육아휴직도 사용하지 않는데 과연 누가 월급의 25%만을 지급 받을 수 있는 추가 3개월의 육아휴직을 사용하겠느냐. 의미 없는 제도”라며 “네덜란드처럼 시간제 근로제도를 도입하거나 남성에게 보다 강력한 할당제를 도입해 남녀가 같은 기간 동안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면 저출산 문제와 양성평등, 일과 가정의 양립 등 부차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남성과 여성이 육아와 집안일, 경제활동을 공동으로 하면 여성의 부담이 감소해 출산율과 경제참여 등은 자연스레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오스트리아와 체코, 독일 등은 과거 남여 공동 육아휴직 제도만을 보유했지만 최근에는 남녀 각각이 따로 사용해야 하는 정책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레이타웅 연구원은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관련, “많은 육아휴직 기간을 제공하지만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노동시장에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면 출산율 제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 의존하게 되면 가정은 경제 논리에 빠져 아이를 출산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깊게 새겨 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리스본=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