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정부가 교류 협력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제안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구체화하는 ‘비무장지대(DMZ) 남북공동실태조사’, ‘철도·도로 연결 사업 후속 조치’, ‘관광 분야 협력 확대’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국면을 풀어보겠다는 정부의 구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6일 오후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DMZ 국제평화지대화는 평화경제의 첫걸음”이라며 “첫 단계로 DMZ 남북공동실태조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태조사 내용은 DMZ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남북공동 등재하는 과정에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평화경제를 남북 접경지역에서부터 실현하고 확산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밝혔다. DMZ 내 유엔기구 및 평화·생태·문화기구 유치, 유엔지뢰행동조직과 DMZ 지뢰 협력제거 등이 주요 내용이다.
김 장관은 문 대통령의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통한 교량국가 구상을 뒷받침할 뜻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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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에 대한 ‘후속 조치’도 예고했다. 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남북철도 연결의 잠재력을 언급했고, 중국 역시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제안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에 참여 의사를 밝힌 점을 강조하며 “(작년에 수립된) 추가적 정밀조사 기본계획 절차를 진행할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철도 협력 사업은 지난해 12월 말 착공식이 열린 뒤 사실상 방치돼왔다.
남북 간 관광협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김 장관은 금강산 관광 문제를 둘러싼 남북 간 입장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금강산관광을 넘어 북한이 관심을 가지는 관광 분야에서 남북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인도지원·교류협력 활성화’,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지원 협력’, ‘한반도 신경제구상-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러시아의 신동방정책연결’ 등도 남북간 ‘교류협력의 다변화·다각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 장관은 최근 공개대담에서 “돌이켜보면 북미 관계가 먼저 갈 때도 있었고, 남북관계가 한발 먼저 갈 때도 있었다”라며 “남북관계 공간을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인가가 통일부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 공간을 넓히고 비핵화 평화체제 협상을 견인하는 것이 (새해 통일부의) 목표”라며 국내적으로는 지역의 통일교육 활성화 등 평화통일기반 구축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DMZ 국제평화지대화 사업에 호응해오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남쪽부터 먼저 시작할 수도 있다”며 “이게 원래 1년 내내 해야”하고 “(사업의) 종류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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