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분수령이 될 신년사를 앞두고 자주권 및 안전보장을 위한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조치’를 언급해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3일차 회의가 12월30일에 계속되었다”며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전원회의에서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업 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하셨다”고 보도했다.
신년사를 하루 앞둔 31일에도 전원회의가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 결정서를 토대로 신년사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8일 시작된 전원회의가 김정은 체제 들어 전례 없이 길어지고 있는 것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당 전원회의가 나흘 이상 진행된 것은 김일성 시대인 1990년 1월5∼9일 닷새간 열린 당 제6기 17차 전원회의 이후 29년 만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사흘 동안 열린 전원회의 내용을 근거로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자력갱생과 자위국방을 강조하며 내부기강을 확립할 것으로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현 시점에서 전원회의 결정서를 중심으로 신년사를 할 것인지, 중대연설로 신년사를 대체할지는 50대50”이라면서도 “지금까지 회의내용으로 볼 때 신년사는 경제집중노선을 재확인하면서 당 75주년을 맞아 자립경제·자위국방·자주외교를 기조로 한 김정은 식 사회주의 강국 선포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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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관심은 김 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신년사에서 내놓을 ‘새로운 길’이다. 김 위원장이 대외 부문과 관련해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조치들을 준비할 데 대하여”를 보고한 만큼 대미 강경 노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길’ 구상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다만 김 위원장이 자위적 국방을 강조하면서도 대미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점을 볼 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을 통해 북미 대화의 판을 당장 깨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화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연말에 그들(북한)이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그들이 대치가 아니라 평화의 경로로 이어지는 결정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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