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치러진 크로아티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조란 밀라노비치 전 총리가 현직 대통령을 꺾고 당선됐다.
이날 크로아티아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개표 결과에 따르면 밀라노비치 전 총리는 52.7%를 득표해 승리를 거뒀다. 크로아티아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는 47.31%에 그쳤다. 지난해 12월22일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자 두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격돌했다. 1차 투표 때 밀라노비치 전 총리가 29.55%로 1위, 그라바르키타로비치 대통령이 26.65%로 2위를 기록했다.
밀라노비치 전 총리는 다음달 제7대 대통령에 올라 5년 임기를 시작한다. 총리가 정부를 이끄는 크로아티아에서는 대통령이 실권을 쥐고 있지 않지만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고 국방과 외교를 담당한다. 외교관 출신인 밀라노비치 전 총리는 지난 1999년 사회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2007년 사회민주당 대표로 선출됐으며 2011년 총선 때 사회민주당이 승리하면서 그해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했다.
최근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높은 중부유럽에서 좌파 후보가 승리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결선투표에서도 중도 우파인 크로아티아민주동맹(HDZ)의 지지를 받은 그라바르키타로비치가 이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라바르키타로비치 대통령이 부패 논란에 휩싸이면서 밀라노비치 전 총리가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해 12월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밀란 반디치 자그레브 시장의 생일 파티에 참석해 “감옥에 가더라도 케이크를 가져다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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