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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 장애 2급 딛고 바리스타 활약, "편견을 걷어내면 능력이 보입니다"

전국 장애인 바리스타대회서 준우승한 김다솔씨

4살때 발달장애2급 판정, 부모에게 버려져

꿈잃지 않고 노력해 수도권 바리스타 대회 우승

서울시 장애인 농구단 주장으로도 활약

전국 장애인 바리스타 대회에서 준우승한 김다솔씨가 6일 서울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카페 ‘바꿈’에서 커피 원두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지난해 4월 경기 고양고등학교에서 수도권(경기) 장애인 바리스타 대회가 열렸다. 원두커피의 향과 맛, 라테 아트는 물론 바리스타의 표정과 여유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됐다.

모두가 숨죽이며 바리스타들의 예술을 감상한 가운데 우승의 영예는 발달장애 2급인 김다솔(24)씨에게 돌아갔다. 중증 장애인에 속하는 발달장애 2급의 김씨는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 환한 웃음을 지었다. 수도권 대회에서 우승한 김씨는 하반기에 열린 전국 바리스타 대회 출전 자격을 부여받았고 전국 대회에서도 준우승 기록을 세웠다.

6일 서울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의 카페 ‘바꿈(바라는 대로 꿈꾸는 대로)’에서 만난 김씨는 커피를 만드는 일이 즐겁다며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특수학교에서 고3 때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받아온 그는 3개월 만에 한국바리스타협회에서 바리스타2급 자격증을 따냈다.

같이 교육을 받는 장애인들이 평균 1년 정도 걸려 바리스타 자격시험에 합격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자격증 취득 후 장애인을 채용하는 스타벅스와 일반 카페에서 실습 훈련을 거쳐 바리스타로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과 카페 손님들에게 친절한 모습에서는 힘들고 어려웠던 김씨의 지난 세월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는 4세가 되던 지난 2000년 봄에 부모에게 버려져 장애인거주시설인 서울 도봉구 인강원에서 자랐다. 인강원은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장애인들에게 지속적으로 협박·폭행과 학대 등 인권침해가 자행됐다고 발표된 곳이다. 엄한 시설 분위기 속에서 발달장애 2급을 판정받은 그는 유년시절부터 오롯이 혼자 서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

김씨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초등학교 시절을 꼽았다. 그는 “어떤 운동이든 곧잘 배워서 초등학교 때 장애인 육상 선수로 뛰게 됐다”며 “훈련을 하면서 부상을 입거나 몸이 힘들 때면 버리고 간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했고 마음 둘 곳이 없어 외로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그때 배운 인내심과 자립심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며 “스무 살이 되던 해에 부모님이 시설로 연락을 하셔서 재회한 후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씨는 서울시 장애인 농구단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190㎝에 가까운 큰 키와 뛰어난 운동신경 덕분에 그가 농구단에서 맡고 있는 포지션은 센터다. 카페에서 바리스타 일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농구장에서 농구 연습을 한다. 어려서부터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체력을 키우려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레 운동이 습관이 됐다. 김씨는 “편견을 걷어내면 비로소 그 사람의 능력이 보인다”며 “계속해서 농구 선수와 바리스타로 일하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다”고 말한다.

커피를 만들면서 삶의 재미를 찾은 그의 새로운 꿈은 카페 창업이다. 그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도 부단한 노력과 교육·훈련을 통해 사회의 일원으로 잘살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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