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태풍 미탁 피해 복구 지역인 경북 울진을 찾았다. 이 총리의 울진 방문은 지난 해 10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피해 복구 확인을 위한 재방문인 동시에 국무총리로서 마지막 주말 현장 행보였다. 다음 주 후임 총리 후보자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인준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총리는 지난 2017년 5월 31일 취임식 후 다음 날 일정으로 가뭄 피해 현장인 경기 안성을 찾은 바 있다. 2년 7개월여의 역대 최장 총리 재임 기간을 현장에서 시작해 현장에서 마친 것이다. ‘수미쌍관’ 마무리다.
총리실에 따르면 경북 울진은 지난 해 가을 태풍 미탁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이다. 4명이 사망하고, 257세대 329명이 이재민이 됐다. 또 주택 895동, 도로 176개소, 하천 78개소 등 541억원이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이 총리는 당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전찬걸 울진군수 등과 함께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주민들로부터 애로 사항을 들은 후 “주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임시주택 등 세심한 지원에 힘써 달라”고 관계 부처 및 지자체 관계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이날 방문은 3개월 전 주민들에게 한 약속이 잘 이행되고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총리는 현장에서 만난 자원봉사자와 관계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한 후 “국민 성금 또한 이재민들에게 자신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고 느끼게 해 큰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지원하겠다”며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자연의 흐름을 존중하면서 지혜롭게 복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재방문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이 총리 일행에게 떡국을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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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현장으로, 그리고 재방문
이 총리는 재임 2년 7개월여 동안 ‘현장 총리’라고 불렸다. 각 부처 장·차관은 물론 지자체 일선 공무원들에게도 “제발 현장에 직접 가보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했다. 국무회의, 현안점검조정회의는 물론 비공개 간부회의 등에서 이 총리의 “현장 가라”는 말은 단골 ‘잔소리(?)’였다.
화재, 가뭄, 태풍, 지진, 산불과 같은 재해·재난뿐 아니라 산업·고용 위기, 산업 규제 등과 관련된 현장 방문도 수시로 촉구했다.
무엇보다 솔선수범이 공무원 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명약이라 판단했다.
이 총리는 취임식 다음 날인 2017년 6월 1일 곧바로 경기 안성의 가뭄 피해 현장으로 갔다. 물 부족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저수지 바닥으로 직접 밧줄을 타고 내려가기도 했다.
한번 방문한 곳을 다시 찾는 경우도 빈번했다. 지난해 큰 산불이 난 강원 지역의 경우 여러 차례 찾아가 복구 진척 및 주민들의 일상 복귀 상황을 확인했다.
총리 교체가 기정사실화 한 후에는 모든 주말을 현장 방문 일정으로 채웠다. 지난 달 7일 이후 ▲대구 독도 소방헬기 사고 순직 소방대원 조문 ▲강원 삼척 태풍 피해 복구 현장 ▲전북 군산 산업 위기 지역 ▲강원 고성 산불 피해 복구 현장 ▲경북 포항 지진 복구 현장 ▲서울 금천 신산업 지원 현장에 이어 이날 경북 울진을 찾았다.
이 총리는 이날 울진 방문 후 개인 SNS에 글을 남겼다. 이 총리는 “복구는 진척되고 일상은 회복되고 있다”며 “총리 재임 중 산불, 태풍, 지진, 고용 위기를 겪은 곳을 작년 12월부터 다시 방문해 복구 상황을 살폈다. 애쓰신 주민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마지막 현장 방문 소회를 밝혔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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