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2012년 이후 8년 만에 금요 대예배를 직접 집전한다. 민항기 격추사건 이후 이란 지도부를 비판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수습방안과 관련해 지도부 간 갈등이 커지며 정권붕괴설까지 나오자 타개책 마련을 위해 전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17일 테헤란 모살라(예배장소)에서 열리는 금요 대예배를 진행한다. 테헤란의 금요 대예배는 종교행사이면서도 각종 현안에 대한 이란 지도부의 의중을 대내외에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하메네이가 이번 대예배에서 국민적 불신을 잠재우고 지도부의 내분을 봉합할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란이 민항기 격추 사실을 인정한 후 이란 내에서는 반정부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하메네이의 퇴진까지 거론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피격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법정을 설치하자고 제안한 반면 격추 주체인 혁명수비대는 피격 정황을 보여주는 동영상 촬영자를 체포하는 등 정부와 군 당국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온건·개혁 성향의 현역의원이 헌법수호위원회의 예비후보자 심사에서 대거 탈락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여기에 그간 미국의 압박에도 이란을 지지했던 유럽 국가들 또한 이란이 핵합의 탈퇴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최근 분쟁조정 절차에 착수했다. 국내외 악재에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권좌에서 축출된 팔레비 왕조의 후계자인 레자 팔레비 전 왕세자는 이란 정권이 수개월 내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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