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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공교육..경쟁 이기려..학부모 98% "사교육 시킨다"

교육개발원 4,000명 대상 여론조사

서울 시내의 한 학원가 모습. 한국교육개발원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 중 무려 98%가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초중고 학부모 중 무려 98%가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남들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리가 그 이유로 꼽혔으며, 공교육과 학교 교사에 대한 신뢰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8~9월 전국 성인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치원 및 초중고 학부모인 응답자(969명)의 97.9%가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다고 답했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다고 답한 학부모는 20명(2.1%)뿐이었다. 응답자들은 사교육을 한 이유로 주로 다른 집 자식들과의 경쟁심리를 꼽았다. ‘남들보다 앞서 나가게 하기 위해’(24.6%), ‘남들이 하니까 심리적으로 불안해서’(23.3%)가 1, 2위를 차지했는데 합하면 절반에 육박한다.

자녀 사교육비가 부담되느냐는 질문에는 전년대비 6.3%P나 늘어난 94.7%가 부담된다고 답했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사교육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42.7%), 자녀가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어도 사교육은 필요하다(35.2%)고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어떤 종류의 사교육을 할 것인지는 부모가 결정하는 경우가 36.9%로 가장 많았다. 이들 중 43.2%는 자녀가 공부하지 않고 있으면 불안하다고 답한 반면 자녀가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받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41.5%에 이르렀다.



초중고 교육에 대한 국민 전반의 평가는 ‘보통(C)’(53.5%) 수준이었다. 부정적(D+E) 평가(33.9%)가 긍정적(A+B) 평가(12.7%)보다 더 많았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점수는 낮아졌다. 초등학교는 5점 만점에 3.09점, 중학교는 2.82점, 고등학교는 2.49점에 그쳤다. 교육개발원은 “고등학교 정책에 대한 더 본질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교육개발원은 설문에 응한 이 중 초중고 학부모 833명은 학교 교사 신뢰도 점수를 5점 만점에 2.79점만 줬다고 전했다. 그만큼 교사의 자질과 능력을 못 믿는다는 얘기다. 심지어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현장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초중고 교사로 초빙하는 방안에 학부모 56.1%가 찬성했다.

학부모들은 초중고 교육 내실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과제로 ‘학벌 위주의 사회 체제 개선’(25.7%)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대입 선발 방식 개선(21.1%), 교원 전문성 제고(18.1%), 수업 방식 다양화(17.9%) 등이 필요하다는 답이 뒤따랐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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