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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중재' 베를린 회담…"내전 개입 않겠다"

러·터키·英 등 12개 관련국 모여

무기 禁輸·휴전 감독委 구성 합의

블룸버그 "이행 여부 회의론 여전"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두번째) 독일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영국 등 10여개 국가 지도자들과 리비아 내전 중재 회담을 마친 뒤 안토니우 구테흐스(〃세번째) 유엔 사무총장 등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EPA연합뉴스




리비아 내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국가들이 대(對) 리비아 무기수출을 금지한 유엔 조치를 준수하고 내전에 개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베를린 회담에서 12개국 정상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리비아 내전 당사자들에 대한 무기수출을 금지한 유엔 엠바고(금지) 조치를 준수하고 휴전을 감독할 별도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4년 리비아 내전과 관련해 즉각적인 정전, 각 정파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이번 회담 결과는 조만간 유엔 안보리의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회담에는 메르켈 총리와 구테흐스 사무총장 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리비아통합정부(GNA)와 리비아국민군(LNA)을 각각 지원하는 터키와 러시아를 포함해 참가국 대부분이 내전관계국들이다. 내전 당사자인 파예즈 알사라즈 GNA 총리와 칼리파 하프타르 LNA 사령관도 베를린을 찾았다.

리비아 내전 사태를 중재하기 위한 다자정상회담이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이번 회담은 러시아와 터키의 중재로 휴전협정 협상을 벌이다 결렬된 지 7일 만에 열렸다. 12일 모스크바에서 GNA와 LNA가 휴전합의문에 서명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지만 하프타르 사령관이 돌연 러시아를 떠나면서 이는 결렬됐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수도 트리폴리 등 서부를 통치하는 GNA와 동부의 LNA로 양분됐다. 지난해 4월 하프타르 사령관이 LNA에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한 뒤 내전이 격화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협상에도 불구하고 휴전 감독이 제대로 이행될지 등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LNA는 회담 전 자신들이 장악한 지역의 송유관을 폐쇄하며 내전 공포감을 계속 조성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 존슨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 출신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이 2018년 화학무기에 공격당한 사건을 상기시키며 책임을 인정하라고 압박했다. 총리실은 “총리가 영국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러시아가 중단하지 않는 한 양국관계 정상화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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