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탐지를 전문으로 하는 세계 유일의 방사성 물질 포집 미군 특수 정찰기가 동해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의 핵 관련 특이 동향이 포착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콘스턴트 피닉스(WC-135W)는 21일 오전 8시25분(한국시간)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주일 미군기지에서 이륙해 동해 상공을 비행했다. WC-135W는 지난주 가데나 기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WC-135W는 동체 옆에 달려있는 엔진 형태의 대기 표본수집 장비를 이용해 방사성 물질을 탐지하는 성능을 갖췄다. 정찰기 내 대기 성분 채집기 내부 온도를 영하 50도 이하로 낮추면 공기 중의 핵물질이 달라붙게 된다.
이를 통해 핵폭발 과정에서 원자가 인공적으로 깨지면서 방출되는 크세논(크세논·Xe-135)과 크립톤(Kr-85), 세슘(Cs-137) 등의 방사성 물질을 수집한 후 측정하면 핵실험 여부뿐 아니라 농축우라늄, 플루토늄, 수소 폭탄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
WC-135W는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이 실시한 1차 지하 핵실험 때부터 동해 상공에 출동해 방사성 물질 수집 등의 활동을 벌였다. 지난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참사 당시에도 방사선 누출을 추적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맡았다.
이번 WC-135W의 비행으로 미뤄 미군이 대기 성분을 채집해 북한이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가능성을 살펴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용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전날(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미국은 북한의 발전과 정치적 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야욕을 분명하게 지녔다”면서 “만일 이러한 태도가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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