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중근(79) 부영그룹 회장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회장은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1억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범행으로 인한 피해 규모, 회사자금 횡령으로 구속되고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같은 범행을 한 점을 고려하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이 회장은 부영그룹의 사실상 1인 주주이자 최대주주인 동시에 기업 회장으로서 자신의 절대적 권리를 이용해 계열사 자금을 다양한 방법으로 횡령하고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수백억대 특가법상 횡령·배임을 비롯해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 방해, 임대주택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부영 계열사들이 실제 공사비보다 높은 국토교통부 고시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분양전환가를 부풀려 임대아파트를 분양해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고 검찰은 봤다.
이 회장은 2018년 2월 구속 기소됐지만 1심 재판 중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보석(보증금 등을 내건 석방)으로 풀려났다. 1심은 횡령·배임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하면서도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 구속을 시키지는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이 회장이 계열사에 5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1심과 달리 무죄로 보고 피해액이 모두 변제된 점, 2018년 5월 준법감시실을 신설해 준법경영을 위해 노력하는 점 등을 반영해 1심보다 형량을 줄였다. 다만 아들이 운영하던 영화 제작업체에 회사 자금 45억여원을 대여해준 혐의는 무죄로 봤던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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