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 장관, 우한 전세기 투입 앞두고 통화 "소통·협력"

강경화 "현지 체류 우리 국민 귀국 지원" 당부

왕이 "한국 국민 보호 위해 협력…긴밀히 소통"

정부, 30~31일 우한 국민 이송에 전세기 파견

마스크·방호복·보호경 등 방역물품 中에 제공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해 12월 4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본부에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강경화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8일 오후 9시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여러 논의를 위해 전화 통화를 했다. 강 장관은 우리 국민의 귀국 지원을 당부했고, 왕 위원은 이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먼저 현지 체류 우리 국민들의 귀국 지원 등 안전 확보를 위한 중국 측의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30~31일 이틀에 걸쳐 전세기 4편을 중국 우한에 보내 귀국을 희망하는 우리 국민 700여 명을 이송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우한 시내 이동 및 집결 등 세부 사항에 대해 중국 정부와 협의 중이다.

아울러 강 장관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이번 사태가 조속하고 원만하게 수습되길 기대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우리 정부도 필요한 물자 지원 등 협력을 적극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 위원은 강 장관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조치 현황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이러한 대응 과정에서 중국내 한국 국민 보호를 위한 협력을 포함해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왕 위원은 한국 정부의 지원 의사에 사의를 표했다.

우리 정부는 우한으로 보내는 전세기 편에 민관 합동으로 마련한 마스크 200만 개와 방호복·보호경 10만 개 등을 중국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번에 우리 국적 전세기가 향하는 우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로, 환자가 급증에 따른 방역 물품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교부는 그간 중국 외에도 자연재해나 재난을 당한 수교 국가에 인도적 차원에서 구호 물품이나 구호금을 계속 지원해 왔다. 이번에 중국에 전달하는 물품 역시 그런 차원에서 마련됐다.

28일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연합뉴스

또 양 장관은 올해 정상 및 고위급 교류가 한중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데 공감하고, 이번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면서 관련 준비도 차질 없이 해나가기로 했다. 현재 한중 양국은 올 상반기 중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날 오후 중국 정부와 협의해 전세기를 동원한 우한 체류 국민 이송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관련 세부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한 체류 국민 중 무증상자에 한해 전세기를 이용한 귀국을 허가할 계획이며, 귀국 즉시 별도의 생활 공간에 단체로 격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잠복 기간인 14일 동안 이들을 면밀히 관찰한 후 이상이 없을 경우 개별 귀가 조치를 할 예정이다.
/정영현기자 [e-mail]